영국의 최고 명문 대학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가 저소득층 출신 학생의 입학을 기피한다는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2016년까지 공립학교와 빈곤층 출신 학생의 숫자를 늘리겠다는 양 대학의 계획이 실현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영국 전체 고등학생의 7%만이 사립 고등학교를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입학생 중 40%가 이러한 사립학교 출신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합한 옥스브리지 입학생 중 3분의 1이 100개 명문 고교 출신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마이크 니콜슨 옥스퍼드대 입학처장은 "옥스브리지가 저소득층 학생들과 접촉, 이들에게 기회를 알려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입학 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주장했다.
IPPR은 그러나 옥스브리지가 입학 신청자 부족만을 탓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리사 하커 IPPR 소장은 "공립학교에서 A 수준의 성적을 받는 학생들이 옥스브리지에 입학하는 비율은 확연하게 낮다"면서 "양 대학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입학 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학생이 교정을 방문하거나 얼마나 많은 장학금을 제공하느냐에 문제가 있지 않다는 의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케임브리지대 대변인은 IPPR 보고서가 대입 수능시험인 A 레벨(A-level)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학점이 동등하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며 일부는 대입 자격 검정에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옥스브리지는 그동안 A 레벨의 변별력이 낮아 우수한 학생들을 판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해왔다.
이에 따라 옥스퍼드대는 이날 처음으로 영어와 철학, 정치ㆍ경제학과 지원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학력시험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케임브리지대도 경제학, 공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과목의 실력을 측정하기 위한 '사고 기술' 시험을 도입했는데 이미 3천여명 이상이 시험에 응시한 상태다.
이들 대학은 A-레벨이 과거와는 달리 더 이상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최고 점수를 받는 학생의 수가 급등하는 현상을 근거로 들었다.
일례로 1980년대 중반까지 옥스브리지에 지원하는 학생 가운데 전 과목 A를 받는 학생은 절반에 못 미쳤으나 올해는 거의 모든 입학신청자가 전 과목 A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 파크스 케임브리지대 입학처장은 "전체 학생의 5분의 1이 A-레벨 최고점수인 AAA를 받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상위 5% 학생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