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고등학교의 지난 10년간 서울대 진학생 수를 학교별로 비교한 '성적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18일 서울대가 국회 교육위원회 정문헌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특목고(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 국제고) 출신 비율은 20%로 5명 중 1명이었다.
특목고 출신의 서울대 합격자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입시제도의 변화에 따라 증감을 거듭했다.
1998년 특목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 비율은 24.1%였으나 특목고 학생에 대한 동일계 비교내신제가 폐지되면서 1999년 합격자 비율은 13.9%로 추락했다.
2000년 12%까지 떨어진 이 비율은 2004년까지 12∼13%대에 머물렀으나 서울대가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을 도입하자 다시 오르기 시작해 2005년에 15.3%, 2006년에 17.1%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목고 사이에서도 계열별 또는 학교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서울 소재 13개 특목고 가운데 외고 6곳은 지속적인 급락세를, 과학고 2곳은 하락 후 반등세를, 예고 5곳은 꾸준한 보합세를 보여왔다.
외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 수는 1998년 363명으로 당시 서울 소재 특목고 출신 합격자 수(770명)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나 1999년 232명으로 급격히 떨어진 뒤 2002년에는 125명으로 4년만에 3분의 1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그 뒤로도 2004년과 2006년에 각각 184명과 183명으로 '반짝 오름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2007년 140명으로 다시 크게 감소했다.
학교별로는 대원외고가 163명(98년)에서 88명(99년)으로 절반 가량 줄어든 뒤 64명(07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며 한영외고는 75명(98년)에서 22명(07년)으로, 대일외고는 41명(98년)에서 14명(07년)으로 줄곧 줄었다.
다만 1998년 58명의 합격자를 낸 명덕외고의 경우 1999년에도 10명만 줄어든 48명의 합격자를 배출했고 2002년 이후 대체적인 증가세를 보여 2006년 47명, 2007년 35명으로 '선전'해왔다.
과학고 역시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외고와 같은 '시련'을 겪었으나 이공계 우수인력을 데려오려는 입시정책의 변화에 힘입어 최근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고 출신 합격자 수는 1998년 232명에서 1999년 67명으로 대폭 감소했지만 2002년 38명으로 저점을 찍은 뒤부터 80명(05년), 107명(06년), 116명(07년)으로 회복세에 있다.
학교별로는 서울과학고가 132명(98년)에서 41명(99년), 26명(02년) 등으로 줄어든 뒤 40명(04년), 50명(05년), 72명(07년) 등으로 늘어났으며 한성과학고 역시 100명(98년)에서 12명(01ㆍ02년)으로 줄어들었다가 44명(07년)으로 늘어났다.
한편 예고는 10년 동안 서울대 음대와 미대 모집정원의 상당부분을 '고정좌석'처럼 차지해오고 있다.
서울예고가 100명(98년)에서 87명(07년)으로, 선화예고도 36명(98년)에서 32명(07년)으로 조금씩 줄어들긴 했지만 서울대 전체 모집정원이 5천명 안팎에서 10년 사이에 3천200명 가량으로 감소한 측면을 감안하면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가 동일계열 비교내신제를 적용하지 않아 외고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것은 사실이며, 과학고의 경우 이공계 단과대에서 과학고의 우수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수시 특기자전형을 확대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