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내년도 정부의 교육예산안을 크게 삭감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 대학 총장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내년도 교육예산을 삭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예산이 크게 줄면 전국 대학총장이 참가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22일 밝혔다.
국회 예결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고등교육 관련 예산으로 기존의 3조6천억원에 1조원을 더 늘리는 안을 제출한 데 대해 증액 규모를 5천억원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대교협은 전했다.
또 국립대 및 국립대병원 시설 사업비 등은 작년의 4천130억원에서 250억원을 증액하는 안이 제출됐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히려 860억원을 삭감하려고 하고 있다고 대교협은 전했다.
국회 예결위는 22일까지 소위원회 활동을 마치고 23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길 예정이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소속 14개 대학 총장은 지난 20일 오전 긴급 총회를 연 뒤 한나라당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이장무 총장을 비롯한 대교협 회장단도 같은날 오후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대교협은 교육예산이 삭감될 경우 사립대 총장들을 포함한 전체 총장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대학총장들은 교육부 전체 예산인 36조원 대부분이 초ㆍ중등교육 교부금으로 책정되고 대학에 지원되는 예산은 4조원 가량에 불과한데도 대학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고등교육 육성을 외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장무 총장은 "고급 인재 양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데도 한나라당은 국립대 시설 가운데 20∼30년 된 노후 시설이 37%를 차지하는 등 열악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