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교육당국의 비겁하고 무책임한 처사에 분노를 느끼고 너무나 억울한 심정입니다. 아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울것입니다"
김포외고 시험문제 유출사건으로 불합격 처분을 받은 서울 목동 종로M학원 출신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22일 경기도의회에서 교육위원회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태 처리과정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을 토로했다.
간담회에는 이번 사건으로 불합격 처분을 받은 56명 중 불합격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집단소송을 내기로 한 46명의 학부모 대표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의 처분에 대해 "무리하게 조기에 수습하려 하다 보니 소수의 M학원 출신 학생들을 희생하는 쪽으로 무자비하고 졸속으로 처리됐다"며 이를 용납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의 이번 처분은 교육적.법적 측면 모두에서 옳지 않은 최악의 판단"이라며 "도교육청이 잘못을 인정하고 처분을 철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소송이 최대한 빨리 처리돼 아이들이 정상적인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도교육청의 불합격 처분에 대한 집단소송은 외고 입학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첫째로 자녀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승소 후 김포외고에 입학을 할지 여부는 개인별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요새는 마치 진흙탕 속에 빠져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아이는 이미 한번 낙인이 찍혔고 학교도 특목고 취소 얘기까지 나오는 등 엉망이 돼 있는 것 같고, 특목고를 못 보내서 안달난 것처럼 비치는 것도 부담이 돼 승소를 하더라도 입학을 할지 말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재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해 실력을 인정받으면 될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권투시합을 하고 내려왔는데 심판이 잘못됐으니 다시 싸워보라는 앞뒤가 안맞는 말"이라며 "더욱이 시험은 당일 컨디션이 굉장히 중요한데 재시험까지 컨디션 끌어올리기도 힘들다"라고 반박했다.
학부모들은 '요새는 잠도 못자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죽고싶은 심정이다', '이민을 갔어야 했다', '아이가 자살이라도 할까 지켜보고 있다' 등 이번 불합격 처분으로 인한 자녀와 가족들의 '정신적 공황'에 대해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는 또 "시험당일 문제의 버스에 다른 학원 아이들도 탔다고 들었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