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수능과 학생부의 등급 간 점수 차를 지나치게 차등 배분, 학생부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는 학생부보다 수능에 더 큰 비중을 두기로 한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의 입시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26일 중앙대가 발표한 수능ㆍ학생부 등급별 반영점수표에 따르면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등급별 점수는 서울캠퍼스 인문ㆍ자연계열의 경우 1∼1.5등급 500점(만점), 1.6∼2.5등급 498점, 2.6∼3.5등급 496.7점, 3.6∼4.5등급 495.4점으로 1∼4.5등급 점수 차는 4.6점이다.
반면 5.6∼6.5등급은 488.1점, 6.6∼7.5등급 478.1점, 7.6∼8.5등급 466.1점, 8.6∼9등급 450점으로 5.6∼9등급 사이에는 38.1점이 차이난다.
상위권 학생이 주로 몰리는 약학ㆍ의학부의 경우는 더욱 심해 1∼6.5등급까지는 등급 간 점수 차가 1점씩인 데 비해 6.6∼8.5등급은 20점, 8.6∼9등급은 무려 25점이나 차이난다.
한편 수능은 1∼5등급의 등급 간 점수 차를 크게 두고 5∼9등급의 등급 간 점수 차를 작게 둬 상위 등급 학생들에 대한 수능의 영향력을 극대화했다.
서울캠퍼스 인문ㆍ자연계열은 1∼2등급 25점, 2∼3등급 30점, 3∼4등급 25점, 4∼5등급 20점의 점수 차를 둔 데 비해 5∼8등급은 등급 간 각 15점, 8∼9등급은 13점의 차이를 뒀다.
중앙대는 당초 학생부 기본점수가 500점 만점에 450점, 수능 기본점수가 400점 만점에 242점으로 실질반영비율이 학생부 23.1%, 수능 73.1%라고 발표했으나 등급 간 점수 차를 조정함으로써 사실상 학생부를 무력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사립대들은 교육부 발표와 여론에 밀려 실질반영비율을 책정했으나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를 상위권은 좁게, 하위권은 넓게 조정해 사실상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지원자들이 주로 1∼5등급인 점을 고려하면 수능과 학생부의 반영률에는 실제 발표보다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중앙대 관계자는 "지원자들 사이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등급 간 점수 차를 조절한 것일 뿐이다. 학생부를 신뢰하지 못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