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교육부 업무보고가 시작된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층 국제회의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48개 정부부처 중 첫 업무보고인데다 인수위가 사전에 7개 보고항목을 따로 만들어 각 부처에 보낼 만큼 깐깐한 업무보고가 될 것임을 천명해온 터였기 때문이다.
특히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짐에 따라 정책의 일대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부터 교육개혁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교육부가 개혁의 타깃으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서 긴장의 정도는 더한 듯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정부 업무보고를 앞두고 확실한 군기잡기 차원에서 `시범케이스'로 교육부를 첫 타깃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효율적 진행을 위해 장.차관 대신 핵심 실.국장 위주로 참석해달라는 인수위측 주문에 따라 김경희 정책홍보관리실장, 심은석 교육과정정책관 등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인수위에서는 사회문화여성분과 이주호 김대식 이봉화 위원이 모두 참석했고, 기획조정분과 박형준, 법무행정분과 이달곤 위원까지 나와 첫 업무보고에 쏠린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보고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회의장에 나와 업무보고 과정에서 만전을 기하기 위해 서류를 챙기며 준비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인수위원들이 하나둘 도착할 때마다 책상 위에 보고문건이 놓였고, 인수위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문건을 넘겨보면서 첫 보고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당초 이경숙 위원장이 나와 첫 업무보고의 의미를 설명하고 업무보고에 임하는 태도를 다잡으려 했으나 같은 시각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민간경제연구원 토론회와 시간이 겹쳐 정시에 모습을 나타내지 못했다.
분과위 간사인 이주호 의원은 이 위원장의 참석이 늦어지자 교육부와 인수위 양측 인사를 한명씩 소개하면서 박수를 유도했지만 경직된 분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주호 의원은 "중앙정부 중 처음으로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게 됐다"며 "교육이 국가의 미래인 만큼 교육부 업무보고의 중요성이 막중하고 그런 차원에서 처음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처음이기 때문에 다른 정부 업무보고의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모범적인 업무보고가 됐으면 좋겠다"고 짧은 모두발언을 한 뒤 회의를 비공개로 돌렸다.
인수위는 회의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보안에도 상당히 신경을 쏟는 표정이었다.
사전에 회의자료를 책상 위에 올려놓던 통상 회의와 달리 위원들이 착석한 이후에야 자료가 배포됐다. 또 문건 위에 숫자를 표시해둬 자료가 없어질 경우 유출자 색출이 용이토록 했고, 그나마 배포된 자료도 보고가 끝난 후 회수하는 등 확실한 기밀단속에 나서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