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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수능등급제 폐지 '찬성'ㆍ과목 축소 '우려'

"등급제 폐지는 순리"…"수능없는 과목 공부 제대로 할까"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논란을 빚고 있는 수능 등급제 문제와 대입 자율화 3단계 방안 중 하나인 '수능 과목수 축소'를 언급한데 대해 학부모와 학생, 대학 등 교육 현장에서는 각기 입장이 분분했다.

대학을 중심으로 등급제 폐지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우세한 반면 수능 과목수 축소는 교육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우선 등급제 폐지 시사에 대해 "수능 등급제 취소에 따라 논술까지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 있다는 방안을 적극 환영하고 동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교육정책은 순리대로 가야 한다. 등급제 자체는 순리에 역행한 것이 아니냐. 학생이 시험을 봤으면 자신의 점수에 대한 정보는 공개돼야 했던 것이므로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장기적으로는 자율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고 등급제도 계속 존속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등급제 폐지에 원론적으로 찬성했으나 "단지 일단 예고된 것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 법률을 만들 때 모두에게 도움이 되면 유예 기간을 두지 않고 곧바로 실시가 가능하다"며 "당사자인 수험생과 대학, 고교의 압도적 합의가 이뤄지면 2009학년도에도 등급제를 폐지할 수 있지만 각각 의견이 분분하다면 2009학년도는 예고된 대로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서울 D고교 교사 강모(32.여)씨는 "현실적으로 수능 성적이 가장 공신력있는 잣대이며 공교육 안에서 지도할 수 있는 내용이다. 외국처럼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종합적인 전형을 할 수 없다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시험 성적인 수능 점수로 당락을 결정하는 게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수능 점수제에 찬성했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등급제를 폐지하고 과목수를 줄인다고 하지만 원점수로 할지, 표준점수로 할지, 백분위로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세부 방안이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대선 때 내놓은 공약과 다른 게 없는 수준의 내용"이라며 "대학 입장에서는 당장 2009학년도 입시를 어떻게 하느냐가 급한 문제다. 올해 입시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2월쯤 나올 때까지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수능 과목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 당선인의 방침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잇따랐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은 "수능 과목 축소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과거 본고사를 금지했던 이유가 국영수 중심으로만 공부를 하고 다른 과목의 공부를 안했기 때문이 아닌가.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 과목의 괴리가 커지는 것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신형욱 입학처장은 "내신이 충실하게 반영될 수 있다면 수능 과목수를 줄이는 게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장 교육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수능에 없는 과목을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겠나"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서울 H고교 3학년 담임교사 김모씨는 "수능 과목을 줄이면 전체적으로 문제 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여기에다 등급제 대신 점수제를 도입한다면 그야말로 점수 제조기를 다시 만들자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며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중앙대 장훈 입학처장은 "수능 축소로 고교 교육현장에서 갈등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환영할 만하다. 학생부로 다양한 과목에 대한 교육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수능에서 또 여러 과목을 평가하는 것은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라며 이 당선인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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