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학교와 학원기능은 물론 24시간 보육까지 가능한 다기능학교가 8월경 경기도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안양 명학초 등 부천, 안산, 시흥, 의정부, 남양주에 각각 1개교씩을 시범학교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에 따르면 방과후학교가 끝나는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는 초등교사나 보육교사 등이 어린이를 돌보면서 학습지도도 하고 식사까지 제공하고, 10시 이후에는 건강가정센터, 종교시설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보육을 맡는다는 것이다.
경기도 교육협력과 관계자는 “다기능학교는 학교에 학원과 가정의 개념이 접목된 형태가 될 것”이라며 “보육시설, 취사실, 숙소 등 필요시설을 확보하고 학원 강사는 외부에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의 계획에 대해 교사, 교장 등은 원론적 입장에는 찬성하면서도 사교육에 의한 공교육 침해와 학교와 교사의 부담증가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며 철저한 검토 후 시행을 당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경기도에서 학원 강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학원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교육이 인정하라는 꼴”이라며 계획자체가 현 학교교육시스템에 부담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공교육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산 수청초 백승룡 교장은 “이미 일부 학교에서는 6시까지 방과 후 학교를 하고 있는데 교사수급이나 학교 관리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10시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을 맡아 보육까지 해야 한다면 관리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교육협력담당관실 이현준 사무관은 “기본적으로 교사들의 부담이 늘지 않도록 희망교사 위주로 인센티브를 주면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아직 도와 도교육청이 협의단계에 있고 운영도 시범운영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해 시행할 예정인 만큼 현장의 우려가 최소화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 교육협력과 서정득 사무관도 “학원의 개념은 사교육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방과후학교의 확대 개념”이라며 “멀티 다기능학교가 공교육의 범위를 침해하거나 교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쪽으로 일이 추진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