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기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의 끝은 어디일까. 교육주간을 맞아 교사․학부모․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기 공모 117편에는 감동과 사랑이 담긴 현장의 모습이 담겨있다. ‘행복한 배움터’ 학교 속 울고 웃는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 ‘내가 CEO' 프로그램 운영=우리학교는 우리 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벽지학교다. 6학급에 유치원생까지 80여 명, 이렇게 작은 학교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이지만 학생․교사들이 모두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사제장학금을 조성하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매월 첫 월요일에는 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도록 ‘내가 CE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영산홍이 필 때마다 영산홍 군락 주변에 천막을 치고 학부모님을 초대하여 행사를 갖는 영산홍 축제 개최한다. 또 방과 후에는 바이올린 강습 등의 동아리 활동 운영하고, 방학 동안에도 학생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공기가 맑은 학교, 경치가 좋은 학교, 기초학습 부진아가 없는 학교. 바로 이런 학교가 명품학교가 아닐까? 박순길 대전남선초 교장
■ ‘학학 정보교류 협약’ 체결=도심 공동화 현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야기가 되었다. 30년 전 이 학교 교사 시절 30학급 2000여 명이던 학생이 지금은 7학급 160여 명의 미니학교로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고자 인근 가톨릭상지대학과 ‘학학 정보교류 협약(MOU)’을 체결해 대학을 동반자로 명품교육의 새 장을 열게 되었다. … 철도경영학과 견학 등으로 초등학교 한계를 뛰어 넘은 현장 체험교육 실시, 대학의 도움으로 체지방 분석으로 비만 예방을 과학적 관리 방법을 제공받아 도 지정 보건교육 시범학교 지정, 대학 시설․교수를 통한 영양 교실 개강으로 학생 영양 교육의 새 길을 열었다. 또한 대학의 유아교육학과, 미용학과, 경찰학과, 간호학과 학생들과 함께 어린이 날 행사를 개최하여 상호가 보람된 현장․봉사활동의 계기가 되었다. 변상호 안동동부초 교장
사제 간 아름다운 이야기 ■ 장애학동 교출 사건=특수학교에서 으레 발생하는 사건이다. 교출 비상이 걸리면 학습보다 우선시 된다. 특수교사 책무성에 최우선이 학생 관리이다. 장애학동들이 교출하면 교사는 피를 말린다. 혹한, 혹서 날에 발생하면 피가 거꾸로 흐른다. 장애학동 특성상 극한 상황 시 대처 능력이 낮아 치명적 상황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변처리조차 어려운 중증학동들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 누군가 이들을 돌보며 돌아봐야 한다면 그 역할은 특수교사의 몫이다. 특수교사의 길이 멀고 험해도 숙명처럼 묵묵히 일선에서 노력하는 교사들이 있는 한 장애학동들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특수교사가 좋다! 이철규 한국선진학교 교사
■ 울게 하소서=음악 기초이론조차 알지 못하던 상익은 어느 날인가 부터 내게 찰거머리처럼 붙어 다녔다. 음악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찾아와 “선생님, 왜 플랫이 세 개 붙으면 내림 마장조가 되나요?” 혹은 “선생님 반음과 온음의 차이는 뭔가요?”라는 식으로 질문하곤 하였다. 음악에 재미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가창실기를 보던 날, 상익이의 가창력과 풍부한 성량에 새삼 놀랐다. … 그런 상익이가 교대 음악과에 들어갔다는 말에 당황했다. 딱히 잘 다루는 악기도 없었거니와 그렇다고 성악이나 작곡을 따로 공부해 왔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해 오월. 스승의 날에 느닷없이 상익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선생님, 오늘이 스승의 날인데 직접 찾아뵙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학교 연습실에서 색소폰을 연습하고 있어요. 그래서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색소폰 연주로 선물을 대신할까 하는데 괜찮으시겠지요.” 제자야 아무렴 어떠한가. 색소폰 소리에 귀를 쫑긋했다. 이내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뚜루루 루루루루루루 뚜루 루루루(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만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김혜자 안양서여중 교사
학생․학부모․선생님의 행복한 이야기 ■ 며느리는 우리학교 선생님=큰 아들 며느리는 나의 보호자이자 학부형이다. 며느리는 선생님, 나는 중학생. “얘 김 선생, 우리 반에 들어오지 마. 그리고 학교에서는 모르는 사람이다.” “알면 어때요?” “어머! 쟤도 나를 닮아 바보인가봐~.” 우리는 십오 년을 같이 살며 말다툼 한 번 안하고 서로 아끼고 걱정해 주며 살아 왔다. 정직하고 순종할 줄 아는 착하고 예쁜 나의 며느리는 김 선생님이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해야 될 것 같다. 그래야 수학 좀 가르쳐 달라고 사정을 하지 않겠는가?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려도 그래도 열심히 배울 작정이다. 그래서 우리 청암학교 운동장에 핀 목련꽃. 벚꽃, 개나리, 진달래꽃처럼 나의 뒤늦은 배움의 꽃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하느님께 기도드린다. 안경과 돋보기를 번갈아 쓰면서 밤늦도록 숙제를 하다가 오늘도 소녀 시절의 설렘처럼 상기된 거울 속의 내 달뜬 얼굴을 보고 혼자 웃는다. 오선녀 청암중 학생
■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주례사=아직은 통상적으로 ‘주례!’라 하면 남성이요,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하건만 1988년도 당시 4학년 제자였던 명훈이는 가족들에게 어느 때부터인가 그랬다는군요. “난 결혼하게 되면 손숙경 선생님께 주례를 부탁드릴거야!”라고 말입니다. 그 말이 씨앗이 될 줄이야.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주례이자 이렇게 어려운 글 역시 생애 처음이었습니다. 제게 이런 어려운 산고를 준 명훈 군과 나영 양은 지난겨울 새해인사차 들러서는 고소한 내음만 가득 피우더군요. 얄밉지만 그 고소함이 영원하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 글을 씁니다. 손숙경/ 오산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