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부터 시작했으니 학습지 제작이 벌써 19년이네요. 처음엔 프린트로 시작했지만 분실이 잦아 아예 책으로 묶기 시작한 게 9년, 매년 겨울방학에 제작하고 학운위 검정을 거쳐 3월에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어요.”
김순중(43․사진) 충남 공주 봉황중 교사가 내보이는 학습지는 문제풀이 학습지가 아니었다. 단원별로 기본학습과 활동하기, 도움자료, 확인해보기, 보충․심화학습활동, 총괄평가까지… 참고서가 필요 없을 만큼 꼼꼼하게 만들어진 180여 페이지의 제대로 만든 한 권의 책이었다.
“저는 강의식 수업을 해요. 충남은 고교입시가 있어 다른 지역처럼 체험학습 위주로 지도안을 짤 수가 없어요. 강의를 할 수 밖에 없는 거죠. 제 수업 목표는 그래서 ‘강의를 하면서도 소통이 이루어져 참여도를 높이는 수업’, ‘학원에 가지 않아도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수업’이랍니다.”
흥미유발과 입시의 조화. 학습지는 이런 김 교사의 고민의 산물이다. 사진을 많이 첨부한 지리, 퀴즈로 푸는 역사, 만화와 만평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반사회 등 김 교사가 제작한 학습지는 다양한 흥미 유발 도구는 물론 판서 량도 줄여줘 수준별 개별학습과 진도 부담 없이 입시대비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자료를 잔뜩 준비해 많은 것을 가르친다고 아이들이 모든 걸 배우지도, 따라오지 않아요.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간단명료한 강의가 그만큼 어렵다는 걸 10년간 충남교육청과 교육과정평가원 등에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교과교육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알게 된 거죠.”
“강의식 수업은 뒤떨어진 수업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풍조는 문제”라는 김 교사는 “가장 기본인 강의식 수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질이 좌우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