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학생들의 성적향상을 위해 현금을 제공하는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 D.C. 소재 '키 아카데미'에서 매주 금요일은 학생들이 현금을 받는 날. 성적이 좋은 학생은 학교로부터 수표를 받는다. 물론 이 수표는 진짜 돈은 아니지만 구내 매점에서 연필이나 필통 등 학용품을 살수 있다.
이 학교 학생인 체리스 존슨 월라스는 학교에서 받은 수표로 매점에서 산 필통을 자랑했다. 물론 필통이 그리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성적이 좋아 받은 돈으로 구입한 것이기에 기쁨은 더했다.
그녀는 "내가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증명해주는 것"이라며 필통을 보여줬다.
학생들에게 현금 등을 주는 보상 프로그램은 뉴욕과 오하이오 주(州) 외에 볼티모어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는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을 제정한 후 학업 성적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현금 제공과 같은 보상 프로그램 찬성론자들은 월라스 양의 사례가 보여주듯 학생들의 자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상제도가 우선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나아가 좋은 공부 습관을 들이게 함으로써 결국 보상제도와 상관없이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이들의 찬성 논리다.
워싱턴 D.C.에서 최우수 학교에 속하는 키 아카데미의 세라 헤이즈 교장도 찬성론자.
헤이즈 교장은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학업의 막중함 및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학업성취를 북돋워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서는 약 5천500명의 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었을 경우 현금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4~7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4학년생의 경우 연간 최고 250달러, 7학년생의 경우 연간 최고 5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뉴욕 로체스터대학 심리학과의 에드워드 드사이 교수는 보상 프로그램이 학생들로 하여금 성적향상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 효과는 단기간에 그친다고 반박했다.
그는 "보상이 사라진다면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밝힌 뒤 학교는 오히려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해서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에 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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