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국대에서 열린 한국교육평가학회 25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입 3단계 자율화 정책에도 타율이 존재한다”며 “대학의 능력과 사정에 맞게 단계별 자율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지난 정부처럼 내신 반영비율을 제한하거나 부작용이 두려워 교육정책에 일일이 간섭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최소한의 자문 역할만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업무를 이양 받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대해서도 “대학들의 입시제도 담합을 막고 자율적으로 대학 입시안을 만들도록 조언과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성 교수는 지적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진규 교육과학기술연수원 교수는 “수능시험 개선을 위해 5지선다형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고차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서답형 문항을 포함시키고 국가수준의 논술고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신영 한국외대 교수도 “수능시험 결과 얻어진 점수 정보는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등 가능한 풍부하게 제공해 변별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고등사고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주관식 문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능은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적성검사 성격보다는 고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지에 대한 학업능력 평가로 변화돼야 한다”며 “선진국의 경우 국가가 관여하는 대입시험은 고교 졸업자격시험과 동일시하거나 또는 졸업 시 학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2013년부터 수능에서 영어를 제외하고 국가영어능력시험으로 성적을 대체하는 방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생활영어 중심의 실용영어는 고교 1~2학년 때까지 완성하고 2~3학년 때는 대학 전공수학에 필요한 원서독해가 가능한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공통시험은 정부가 계획한 대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대체하고, 선택시험은 영어영역 심화과목 내용을 중심으로 학습능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공통시험과 선택시험을 적절히 전형자료로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