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교과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특정 출판사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 “이제는 교과서가 수정돼야 할 때”라는 의견과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김 장관은 1일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지목하며 “새마을운동과 북한 천리마운동을 기술하면서 천리마운동을 더 상세히 기술했고 새마을운동 부분에 대해선 유신독재정권의 도구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한승수 총리도 “교과서 중 시간이 오래됐거나 시대가 바뀌어 고쳐야 할 부분이 꽤 있다”며 “학자들에게만 맡겨둘 게 아니라 각 부처가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을 취합해 교과부를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고 동의했다. 정부가 지난 5월에 이어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반미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교과부 장관이 공식적 자리에서 그 부분을 지적했다면 매우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두영택 뉴라이트교사연합 대표 역시 “2006년부터 계속 문제제기 해왔던 부분인데 진보주의 정권이 묵인해왔다”며 “좌편향 교과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된 만큼 검·인정 교과서의 수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장관의 발언을 지지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좌파 10년 정권에서의 이념편향은 우려할 만하다”며 “교과부의 교과서 바로잡기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역사는 단기간에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객관적 시각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상천 서울대 교수는 “역사 교과서 내용이 좌편향이라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검정을 마치고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에 대해 장관이 가볍게 말해선 안 된다”고 질책했다. 문제의 교과서를 집필한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천리마운동이 더 많이 기술됐다는 것만으로 편향을 가늠할 수 없다”며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고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장관이 지목한 교과서에는 새마을운동과 천리마운동이 각각 한 페이지 분량으로 들어있으며, 천리마운동은 해당 페이지 하단 ‘참고’란에 ‘천리마’의 의미 등이 더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 새마을운동은 긍정적 측면을 나열한 뒤 마지막 부분에 ‘겉으로는 민간의 자발적인 운동이었으나 실제로는 정부가 주도했다. 그 결과 박정희 정부의 독재와 유신체제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고 기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