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원연맹(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 AFT)은 격월로 발간하는 간행물 ‘미국의 교사들(American Teachers)’을 통해서 학급규모에 대한 국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소규모 학급에 분명 장점이 있으나, 소규모 학급 자체만으로는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을 자동적으로 배출하지는 못하며, 훌륭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은 교사와 학생 사이, 혹은 학생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3개국에서 시작된 학급규모 축소에 관한 일련의 연구들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미국교육연구협회의 연례회의에서 논의되어, 학급규모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가장 중요한 연구결과는 소규모 학급 학생들의 학업 집중 시간이 더 긴 성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런던교육대학의 연구자들은 10초 간격으로 학생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과제 이탈 행동과 학급규모 간의 상관관계를 수치화했다. 한 학급에 5명의 학생이 추가 투입될 때마다, 나머지 학생들 중 학습에 집중하는 학생의 수가 25%까지 감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학생수가 30명인 학급과 그 절반 규모의 학급과 비교하여 볼 때, 성취도 미달 학생 숫자는 두 배 가량 차이가 났다.
영국의 연구결과는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서 소규모 학급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특히, 중등학교의 성취도 미달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학급규모 축소에 대한 연구가 저학년을 대상으로 했었던 것이라는 사실에 비추어보았을 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 비해 일반적으로 학급규모가 더 큰 홍콩의 학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다른 사실이 발견됐다. 홍콩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는 학급규모 축소에 따라 변동양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자 모리스 갤튼(Maurice Galton)에 의하면 이미 많은 홍콩의 학생들이 학업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으며 교사들도 학생들과 개별 접촉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의 학생들은 학급규모가 작을수록 학생 개인 대 교사 간의 접촉시간, 학우들과의 소규모 과제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위스콘신 대학의 아담 가모란(Adam Gamoran) 연구원은 “소규모 학급은 학생들이 교사들과 개인적인 접촉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참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대 사범대의 더글라스 레디(Douglas Ready)는 학급규모의 축소가 묘책만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은 교육의 질과 학교와 학생이 삼고 있는 목표,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를 얼마만큼 피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레디 씨가 강조하고 있는 학급규모 축소의 장점은 이러한 방법이 다소간 비용은 들더라도 다른 형식의 개혁보다 전략적으로 효과가 있으며 교육자들과 대중들 모두에게 선호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의미 있는 교육개혁은 학급규모 축소만으로 이루어 낼 수 없는 훨씬 심오한 탈바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양질의 교과 과정, 재정이 빈약한 학교에 대한 집중 지원, 교사의 질에 대한 집중, 조기 독서 지도 및 관리, 안전하고 정리 정돈된 학교 등 어떤 방안이 효과적일지에 대한 확실한 연구 조사 결과에 근거한 전반적인 개혁안을 포함하고 있는 포괄적 접근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이는 AFT가 학교개선에 대하여 오랫동안 주장해온 바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소규모의 학급은 다른 개혁안이 좀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 가지 전략 중 하나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