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보수성향 후보들에 대한 단일화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상 단일화는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28일 오후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경쟁력을 무시하고 특정 교원단체의 불법선거운동 지지를 받는 주경복 후보에 맞서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학사모는 "바른 교육관을 가진 교육감 후보라야 차세대를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학부모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보수단체들은 '반(反)전교조'를 전면에 내세워 공정택, 김성동, 박장옥, 이영만 후보 등 보수 성향 후보들에게 주경복 후보에 맞서기 위한 단일화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보수성향 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정택 후보는 자신을 중심으로한 단일화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단일화 요구에 대해 '이념 대결을 위한 정치 논리'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김성동 후보 측은 "인물론으로 끝까지 간다"는 입장이며 박장옥 후보도 "(이념에 따른 후보 단일화에 대해) 그런 것은 정치인이나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영만 후보는 성명을 내고 "보수계의 대표 운운하며 선거대책위원회를 이용해 사퇴를 종용하는 후보가 있다"며 "지난 10년간 전교조에 끌려 다닌 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진보ㆍ중보 성향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는 이인규 후보 측은 "이념에 따른 단일화는 타당성도 없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주경복 후보 측은 "특정 교원노조에 맞서 단일화한다는 논리 자체가 유권자를 호도하는 것"이라며 보수진영의 단일화 움직임을 비난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이번에 선출되는 교육감의 임기가 1년10개월에 불과해 상당수 후보들이 2010년 6월 차기 교육감 선거를 노리고 '끝까지 완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과거 간선제 상황에서는 물밑접촉을 통한 후보들간 '밀어주기'가 성행했지만 이번 후보들은 안될 경우 다음 직선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