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온 한글학교 교장과 한글학교협의회 임원들이 한 목소리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19일까지 개최하는 2008 재외동포 교육지도자 초청연수에 참가한 38개국 70명의 한글학교 교사와 임원 등은 14일 열린 '국내외 한국어교육 관계자 간담회'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재정부족을 토로했다.
유럽한글학교협의회 유선경 부회장은 "프랑스의 한글학교는 대부분 재정상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며 "정부 보조금과 수업료 그리고 동포들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지만 소도시의 한글학교는 갈수록 형편이 열악해져 문닫을 위기에 있다"고 전했다.
유 부회장은 이어 "교재가 프랑스 실정에 맞지 않고, 학교마다 가르치는 내용도 달라 학습자의 발달 단계가 차이가 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에 맞는 어린이용 교재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한한글학교 홍현순 교장은 "한-브교육협회 등이 개설한 한글학교의 재정은 그나마 기부금을 유치해 나은 실정이지만 지방에 있는 학교는 형편이 어려워 교사와 학생 모두 의욕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우루과이한글학교 백귀혜 교장은 "서로 교장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재정을 확충해 학교를 유지해 나가야 하는 부담 때문"이라며 "임금은 턱없이 적고, 봉사만을 강요해야 하는 실정에서 교사들의 의욕도 저하돼 학습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인도네시아 땅그랑 밀알한글학교의 손영희 교사는 "한국부인회나 로터리클럽 등에서 후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정은 열악하다"며 "정부 지원금이 증가한다면 효율적인 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한글학교 이영희 교장은 "경제가 낙후되고 한국 기업의 진출이 많지 않아 학교 운영이 말도 못하게 힘들다"며 "한인회가 부족분을 메워주고 있지만 한글학교로 인해 한인회 마저 흔들거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글교육 지도자들은 한국어 교수법과 인터넷을 활용한 한국어 학습법 등을 듣고, 무령왕릉, 전주 한옥마을 등을 돌아보면서 문화 체험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