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필요 따른 원칙 없는 분권은 문제 있어 “국가공무원 지위 과도한 집착 불필요” 반론도
인사제도 지방이양이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승표 발안중학교 교장은 24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열린 ‘지방교육 분권 정책’ 세미나에서 공무원 인사제도 지방이양은 관련기관 및 이해집단 등의 요구에 의해 좌우돼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장은 “현행 법령상 교육공무원 인사운영의 골간인 임용과 자격 및 양성 등에 관한 사항의 분권화 형태는 대부분 ‘이양’이 아니라 ‘위임’된 상태”라며 “위임은 국가 필요 시 언제든 그 권한을 회수해갈 수 있는 의미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지방이양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대통령이나 교과부장관이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음에도 위임, 재위임하는 형태 등으로 임용권한을 달리적용하거나 복잡하게 다루고 있다”며 “단순화 또는 법령상 완전 이양하는 형태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장은 “같은 조직 내 근무하면서 다른 법령을 적용(교육공무원은 국가공무원, 일반직공무원은 지방공무원)받는 것은 구성원 간 갈등 유발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며 “서로의 장점(예: 표준정원제에 의해 표준정원과 표준정원의 3%에 해당하는 보정정원을 책정․운영하는 일반직 제도를 교육공무원에게도 적용하는 것)을 보완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장은 “교육공무원 신분에 대한 지방이양은 신중을 기해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원, 급여, 고용주체가 국가로부터 지방으로 이양됨은 ▸지자체가 자율적 공무원제도를 발전시키고 ▸우수인력 확보 ▸지방공무원의 경력발전 기회 확대 ▸인사행정의 간소화 등 장점이 있는 반면 지자체간 재정자립도 차가 현격한 현 상황에서는 그 차이로 인해 ▸급여나 복지 차이 발생 ▸교사들의 특정지역 근무 기피 또는 선호로 교육의 불평등 초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장은 또 “교육의 질 개선과 관리에 중점을 둔 인사행정의 분권화 추진이 바람직하다”며 “분권한 이양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할 경우, 법령 등을 개정해 이를 다시 중앙정부에서 관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 교장은 “시․도교육청이 해당 지역 양성기관과 연계․협력 체제를 구축, 지역 요구를 개진하고 협의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조동섭 경인교대 교수는 “국가공무원 지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문제”라며 “교원의 신분을 지방공무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반론을 펼쳤다. 조 교수는 “신분하락이라는 일반적 인식, 시도별 특성과 여건의 차이, 교원단체의 반발 등 현실적 문제들을 적절히 타협ㆍ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 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해 표준정원의 융통성과 시도별 자율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면 실질적 운영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