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개교하는 영국의 초ㆍ중등과정 학교인 노팅엄 이스트 아카데미의 교장이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숙제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이 학교 교장인 배리 데이는 29일 스포츠, 모형 비행기 제작 등 방과 후 활동이나 추가 수업으로 숙제를 대체할 것이라며 숙제 폐지가 가난한 가정이나 교육을 못받은 가정, 영어를 못하는 가정의 자녀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 교장은 "숙제는 흔히 숙제를 내줘야 한다는 기대감 때문에 그냥 내주는 것"이라며 "숙제는 종종 엄청난 가정 불화를 야기하며, 부모와 지역사회는 어린이들이 방과후 활동이나 추가 수업으로 늦게 집에 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교육 지침에서 초등학교 학생에게는 주당 2.5시간, 중등학교 학생에게는 하루 최대 2.5시간 숙제를 내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진학 성적이 좋은 일부 명문 학교들은 보통 11-12세 학생들에게 하루 3∼4시간 분량의 숙제를 내주고 있다.
노팅엄 이스트 아카데미는 대신 학생들이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를 하도록 권장하고, 그들이 읽은 것을 학기 당 두 번 학교에 보고하도록 부모에게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명문 공립학교로 알려진 킹스턴의 티핀남학교도 학생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등과정 학생들에게 내주던 하루 2∼3시간 분량 숙제를 하루 40분 분량 숙제로 줄인다는 방침을 지난주 학부모에게 알렸다.
올해 초 영국 교사ㆍ강사협회(ATL)는 강제적인 숙제가 역효과를 유발한다며 초등학교에서 숙제를 없애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노팅엄 이스트 아카데미는 유치원부터 19세까지 학생 수가 3천570명에 이르는 영국 최대 규모의 초중등과정 학교이다. 공립학교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탄생한 아카데미는 정부가 공적 자금을 지원하되 민간 이사회가 학교 운영권을 맡은 정부와 민간 합작형 학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