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에 몰린 초등학교를 농촌 명문학교로 육성하고 '웰빙학교'로 업그레이드시켜 주목을 받았던 경남 김해시 상동면 여차리 용산초등학교 최용진 교장이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21일 용산초등학교에 따르면 최 교장이 지난 18일 새벽 급성폐렴 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으나 소생하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향년 58세.
평소 재학생들과 마라톤을 하는 등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던 최 교장의 별세소식이 알려지자 용산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우리 학교를 명문으로 키워 주셨는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 학교 최태식(44) 교사는 "지난주말 출장을 갈때 '잘 갔다오라'고 격려해주셨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위기에 처한 우리학교를 명문학교를 육성하기 위해 고생만 하시다 이젠 안정을 찾을만하니까 가셨다"고 비통해했다.
최 교장은 2002년에 전교생 수가 38명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처했던 용산초등학교에 부임한 뒤 갖은 노력끝에 3년만인 2005년에 학생수를 111명으로 3배 가까이 늘리면서 농촌학교의 성공모델로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었다.
그는 부임하자 마자 학교 창고를 고쳐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학교 경비일을 직접 맡아 아낀 경비용역비 1천400여만원으로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고 학부모와 동창회에 호소, 지원금을 모아 컴퓨터와 셔틀버스를 구입하는 등 교육여건 개선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학생 수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그는 특히 어린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이치를 깨닫도록 하기 위해 2005년부터 학교 안과 주변에 텃밭과 생태연못, 자연체험학습장, 등산로 등을 조성함으로써 용산초를 '웰빙학교'로 업그레이시켜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최 교장은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김해시민이 수여하는 모범스승상, 교육개혁평가 유공 표창, 교육공로 표창, SBS 교육대상, 김해시 문화상(교육분야) 등 각종 교육 관련 포상의 '단골손님'으로 교육계의 신망을 얻었다.
최 교장은 평소에도 "시멘트 문화에 젖은 아이들에게 자연을 벗삼아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며 주위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최 교장 영결식은 21일 오전 용산초 재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200여명의 오열속에서 치러졌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모든 교육의 기준을 아이들이 밝고 활기차게 바른 사람으로 커 가는데 초점을 맞춘 최 교장의 영면을 애통해하며 그의 업적과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