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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원어민 아닌 한국 교사에 투자하라"

영국의 응용 언어학자 데이비드 그래돌 박사

초등부터 매일 한 시간 수업 효과적
몰입교육 시범운영 후 단계적 적용을


"영어교육은 조급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장기적 안목으로 교사에 대한 투자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29, 30일 양일간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주한 영국문화원이 주최하는 '21세기 영어교육 정책 국제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내한한 영국의 응용 언어학자 데이비드 그래돌(55․사진) 박사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한국의 영어교육 정책이 성공하려면 "원어민이 아닌 한국 영어교사에게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래돌 박사는 “영어교육에 성공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교사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는 것”이라며 “원어민에게 의존해서 성공한 국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한 학교에 원어민 교사가 1명이라면 직접 학생을 가르치기보다 교사의 영어 실력 연마를 돕는 업무를 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돌 박사는 “한국과 같이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은 나라에서는 무엇보다 교수 시간이 충분치 못한 점이 문제”라며 “중국의 성공사례에서 보면 매일 한 시간 정도는 영어 수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거 같다”고 말했다.

영어 몰입교육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래돌 박사는 “수학이나 과학 등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영어를 생활화하는 좋은 전략인 것은 틀림없지만 체계적 교육과정이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섣부른 시도는 위험하다”며 “초등에서 대학교까지 일련의 시범학교 운영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교사 재교육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보다 단위 학교 내의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돌 박사는 “영국의 경우 대학에서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지만 대학이 제공한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던 교사들도 학교로 돌아가 배운 내용들이 현장에 녹아들지 못해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학교 차원의 지원이 없는 경우 어떤 좋은 프로그램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그래돌 박사는 “이것저것 투여하면 부작용이 생기는 만큼 환자 상태에 맞게 정확히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사들이 많이 토론하고 합심해, 각각의 학교 실태에 맞는 영어교육의 해법을 찾아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래돌 박사는 1990년대부터 중국, 인도, 중ㆍ남미 등을 돌며 영어교육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세계 각국의 영어 정책 수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인물로 2006년 발표한 ‘잉글리쉬 넥스트’(English Next)는 영어의 세계화 과정을 고찰한 명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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