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광둥성(廣東省)에서는 '미성년 보호 조례'에 대한 재심의 및 수정 작업이 있었다. 이번 조례 수정안은 "부모 혹은 기타 보호자는 미성년자들이 밤에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되며, 보호자를 떠나 혼자 생활하게 놔두어서도 안 된다"고 규정, 앞으로 미성년자들이 자신의 집을 놔두고 혼자 방을 얻어 생활하는 행위를 보호자가 방치하는 경우 법을 어기는 행위로 간주되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1970년대 초 중국 정부시책의 하나로 시작된 산아제한정책으로 인해 각 가정에는 자녀를 하나 밖에 낳을 수 없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외동이’를 의미하는 독생자녀(獨生子女)가 대세를 이루게 되었으며, 중국 학부모들은 하나뿐인 자식에 대해 과잉보호를 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중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은 전통적인 도덕률을 붕괴시키고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주의적 사고를 팽배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중국 사회의 변화는 중국 청소년들의 사고 및 행동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쳐 현재 중국 청소년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중국의 청소년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최근 중국에는 밤이 늦도록 귀가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밤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청소년들 대부분은 동년배끼리 자취를 하면서 성 문란, 음주 등 탈선을 일삼고 있다. 부모들도 자녀들의 이러한 탈선을 알면서도 제지를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부모들이 생활 지도를 하려고 하면 당사자들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들어 부모에게 완강히 저항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청소년들 대부분이 가정에서 유일한 자식인 탓에 너무 귀엽게만 자라 버릇이 없고, 자신들의 주관이 너무 뚜렷하여 남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리를 지어 다니며 폭력을 일삼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청소년 범죄율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청소년 범죄는 이전과는 달리 점차 폭력적이고, 집단화되고 있으며, 연령대가 낮아지고, 성인 범죄를 모방한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청소년 범죄의 가담자들은 주로 1990년대 이후 출생한 ‘90後’로, 이들은 서로 끼리끼리 모여 불량서클을 조직한 후 이를 기반으로 금품갈취, 보복폭행 등 성인폭력집단들이 하는 행위들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어 중국 사회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들은 IT세대답게 인터넷을 통하여 서로 연락을 취하면서 행동을 통일하기 때문에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이름을 딴 ‘QQ무리’로 불린다.
청소년 인터넷 중독자도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중국에는 4000만 명의 미성년 인터넷 사용자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10% 가량인 400만명 정도가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청소년들은 인터넷 중독으로 인해 그들의 학습, 생활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동시에 가정과 사회에 해악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의 주요 원인은 인터넷 게임으로,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 폭력물 및 도박을 접하면서 점차 탈선의 길로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한 폭력물이나 음란물, 도박을 접하는 기회는 주로 불법 PC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들이 탈선하지 못하도록 계몽하고, 불량 업소에 대한 지도 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다. 중국 청소년들의 탈선 문제는 늦도록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과 인터넷 중독이 종합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이러한 청소년들의 탈선을 예방하고자 청소년들의 귀가와 인터넷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한 시범적인 조치가 바로 이번 광둥성에서 개정한 '미성년 보호 조례'로, 광둥성 정부는 청소년에 대한 지도․감독 책임을 부모들에게 부담시킴으로써 청소년의 탈선을 예방하고자 꾀하고 있다. 광둥성 정부는 청소년들이 밤늦게 돌아다니지 않게 되면 PC방에 다닐 일도 없게 되고, 불량 청소년들과 어울릴 일도 없게 될 것이라 보고, 학부모들에게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빠지지 않도록 감독하는 일과 청소년들의 귀가를 확인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였다. 이와 더불어 규정을 개정하여 이를 어기는 보호자나 PC방 업주들은 처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광둥성의 이 같은 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