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바라는 영어교육은 어떤 것일까. 교과부가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제2회 미래교육공동체포럼’에서 유남숙(학부모 모니터단) 학부모는 학교 영어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필요하며, 초등학교의 수준별 수업은 연극반, 리딩반, 스토리텔링반 등 학생 흥미와 관심에 초점을 둘 것을 제안했다.
우열만 가리는 수준별수업 '사교육' 조장
초․중등 영어교육 교육적 연계 강화 필요
이날 포럼에서 유남숙 학부모는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과 요구를 담기 위해서는 수준별 맞춤형 영어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우열만 가리는 수준별 수업은 사교육을 오히려 조장한다”며 “초등학교의 경우 연극반, 리딩반, 스토리텔링반 등 학생의 흥미와 관심에 초점을 맞춰 수준별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 씨는 “초등학교의 의사소통 중심 영어수업과 중학교 단계의 시험위주 영어수업 간 전환이 급격해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두 교육과정 간 교육적 연계 강화를 고민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원어민 수업에 대해서도 유 씨는 “늘 간단한 회화 수준에만 머무르는 원어민 수업에 불만이 많다”며 원어민 교사에 대한 관리와 자격조건 강화를 요구했다.
이영섭 강원 인제 신남중고교 교감은 “전형적 농산어촌 학교인 신남중고가 영어로 특화된 것 역시 수준별 수업의 성공에 있다”며 그 사례를 소개했다. 이 교감은 영어수업 확대, 수준별 수업, 영어전용교실 구축 등으로 도시지역과 영어격차 해소, 영어 사교육비 절감에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표 참조>
이 교감은 “수준별 수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평가제도 바꾸었다”며 “일부문항의 난이도롤 조정하는 수준별 세트형 문항을 20%출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성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도 영어교육 효율성 제고를 위해 수준별 학습 진행과 함께 현재 영어교과서 외 실용영어 중심의 보충 학습교재 개발, 정규교과과정과 방과후 학교의 연계 등을 제안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의사소통중심의 현행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능 영어평가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연구위원의 의견에 인천 상정중 조혜란 교사역시 공감을 보였다. 조 교사는 “영어교사로서 의사소통 중심의 교육목표와 대학입시라는 현장목표의 상충이 가장 딜레마”라며 “학급당 학생 수, 주당 3∼4시간에 불과한 영어수업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의 간사인 직업능력개발원 김승보 부연구위원은 “현행 영어교육과정과 영어평가(수능, 토플 등)간 내용·난이도 괴리가 영어 사교육 유발 요인이라는 것이 오늘 포럼을 통해 확인했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공인 영어능력 인증시험 개발은 이런 측면을 고려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과부는 올해 ‘사교육 없는 학교’라는 주제 하에 월1회 미래교육공동체 포럼을 운영하고, 연말쯤 종합토론회를 개최해 사교육 근본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