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을 비롯해 전교조,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 중국교육과학문화위생체육공회(중국총공회) 등 동북아 3개국 교원단체 회원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제4회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가 11~12일 중국 북경에서 개최됐다.
올해 교류회 주제는 ‘근·현대의 동아시아사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로 각국의 역사교육에 대한 주제 발표와 역사·평화교육 수업 사례가 소개, 토론으로 진행됐다.
교총은 박남수 대구대 교수가 ‘한국의 역사교육 체계 및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과 과제’에서 한국의 초중등 역사수업 현황을 발표하고 “자국의 역사교육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지속적 노력을 통해 객관성을 가진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규 전교조 국제국장은 ‘한국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 개정 압력과 교사들의 대응’을 통해 한국의 역사 교과서 개정 논란을 설명하고, “역사교과서 서술에 있어 교과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교조는 최근 일본의 평화교육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다카시마 노부요시 류큐大 명예교수는 “일본이 쇄국에서 개국으로 전환한 이후 구미 열강들로부터 독립을 지켜낸 것은 ‘아시아 민중에 의한 것’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3국의 교육관계자가 함께 확인하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각국의 수업 사례와 토론 시간도 이어졌다. 교총 곽혜승 서울 잠전초 교사는 ‘평화를 지킨 사람, 베델’을 주제로 한 초등 5학년 수업사례를 보고했다. 곽 교사는 “폭력적인 것과 비평화적인 것에 대한 비판, 그것을 해결하려는 실천적 행동을 베델의 행동과 관련짓기 위한 수업을 진행했다”며 “평화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전교조에서는 서울 노원중 강인숙·장용수 교사가 ‘중학교 미술·컴퓨터 수업 시간을 통한 평화교육 실천사례’를, 츄죠 카츠토시 아사카시립 제1중 교사와 왕펑 베이징大 부속중 교사가 각각 ‘아시아에서 원폭관을 공유하기 위해 원폭투하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와 ‘조화와 상생의 동아시아 역사교육연구를 추구하며…위안부 문제 교육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총 참가단장을 맡은 박용조 교총 수석부회장(진주교대 교수)은 “교원단체 간 교류는 선생님들의 실제 수업 사례 공유를 통해 학생들의 실질적 반응 및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3국의 역사교육 현장을 이해하고, 다각적인 논의를 펼치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박 수석부회장은 또 “교류회를 더욱 의미 있게 하기 위해 3국이 세부주제를 공통으로 설정하고 각국 교사들의 수업결과를 공유해, 실제 학교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정진후 전교조위원장은 서신 인사말을 통해 “교류회를 통해 침략과 폭력으로 점철된 근현대역사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서로가 증오하기 보다는 평화를 애호하는 정신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무츠코 일교조 중앙집행부위원장도 “서로의 교육실천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솔직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평화교재실천교류회는 2003년 한·일 양국의 공동주최로 시작됐으며 2006년 중국이 참가하면서 동북아 3개국 4단체가 참가하는 행사로 확대됐다. 내년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