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교실을 보면 아시겠지만 여러 가지 식물도 많이 기르고 곤충도 키워요. 집안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를 함께 배우는 총체적언어교육을 시도하는 거죠. 교실에서 키운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을 같이 본 아이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것을 토대로 언어능력을 향상 시키게 된답니다.”
김선희(44․사진) 대전 산내초 교사는 1996년 총체적 언어교육을 접한 이래 지금까지 총체적언어교육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옮기는 학교마다 연구회를 조직하고, 동학년 교사들에게 전파를 한 것이다.
“언어교육은 주제에 따라 얼마든지 교과 통합이 가능해요. 오늘 수업한 내용도 과학과 국어과의 통합교육이죠.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구성하고 책으로 만들어 발표하면서 두 과목을 자연스럽게 통합해 배우게 되는 거죠.”
김 교사의 교실엔 아이들이 만든 다양한 책들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다문화가정, 한부모 가정이 많은 학급의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교실에 남아 자신이 만든 이야기에 그림을 입히는 등 책 만들기 작업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제가 외부 강의나 수업이 없는 날은 늦게까지 교실에 남아있어서인지 아이들도 집에 갔다가도 다시 교실에 와 숙제도 하고 책도 만들고 해요. 공유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문제 상황도 줄어들고 때론 엄마처럼 따르기도 한답니다.”
‘배워서 퍼주자’가 모토라는 김 교사는 “대단하진 않지만 제가 가진 노하우를 나눠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들과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동료와 후배 관계도 교류를 하면 할수록 진심이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