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수업컨설팅은 어렵습니다. 장애영역이 다양하고 학교 급별이 다르며 여기에 과목까지 세분화되기 때문이지요. 정신지체학교에선 컨설턴트 역할을 했던 교사도 시각이나 청각장애 학생을 가르치게 되면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컨설팅을 받는 위치가 되기도 하는 거죠. 서로 멘토와 멘티가 되면서 도움을 주고받고자 만들어진 자생적 단체가 바로 특수교육수업지원단입니다.”
2006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수업지원단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특수교육 수업지원단의 단장을 맡아 이끌어가고 있는 광성해맑음학교 김희연(58) 교장은 특수교육계에서는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다.
1970년 대구교대를 졸업한 뒤 경북 봉화군에서 교편을 잡은 김 교장은 모는 면에서 더딘 한 시골 학생이 그저 느린 아이인 줄만 알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교육 잡지를 보다가 그 학생이 ‘발달학습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길로 특수교육에 관심을 갖게 돼 1974년 제1회 특수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38년. 특수학교 교사와 특수교육담당 장학관으로 일하며 장애학생들을 지도해 온 그는 지난해 연말 ‘제30회 서울교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애아동을 위한 학습자료 개발, 특수학교 교과서 집필 등 현장 특수교육 발전에 헌신해온 김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장학관으로 일하던 1997년에는 국내 최초로 일반계 고교 7곳에 특수학급을 도입하고, 공립 특수학교 5곳도 만들었다. 서울 정진학교장 시절엔 정신지체아들이 연주하는 관현악 합주부도 만들어냈다.
“이제 우리도 장애아동에 대한 제도나 지원은 선진국 못지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그다지 변한 게 없죠. 편견이 심해지면 차별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차별행위는 법적으론 처벌받지만 ‘법은 멀리 있고 현장은 가깝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편견 극복을 위해 김 교장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생활지도와 사회적 기능교육이다. 수업지원단 교사들에게도 늘 기본예절, 의사소통을 가르치는 생활지도와 대중교통 이용 훈련, 직업교육 등 사회적 기능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고 한다.
“교사는 무엇보다도 수업으로 승부해야한다”는 김 교장은 “정년 하는 날까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면서 세상을 밝히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을 맺었다. “단장으로서 제가 할 일은 앞장서 수업 컨설팅을 하시는 선생님들의 뒤에서 행정적 처리를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기 위해 서로 도우며 애쓰는 젊은 친구들이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