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교육력 증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학교행정업무개선촉진법안’이 1일 국회에 발의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친박연대 정영희 의원은 “정부의 신규교육사업 증가, 행정업무 전담 인원 부족, 학교행정업무량의 계량화 및 평가시스템 부재 등으로 교원잡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수업 등 교육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각종 행정업무 부담을 줄여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교원잡무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이를 느끼지 못한다. 교총이 지난 6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7명은 행정업무로 인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수업시간을 자율학습 등으로 대체한 경험이 있고, 심지어 한 달 4회 이상 자율학습을 했다는 응답도 15.9%에 달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마다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학교행정전담요원이 배치된다. 학교행정업무는 교과·생활·특별활동 지도를 포함한 교육과정 운영 및 학년·학급경영참여 등 교원의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명시했다. 같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 중 38.9%는 업무 중 절반 이상이 ‘잡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담요원은 교육청별 또는 2개 이상 교육청이 통합해 공개전형으로 뽑는다. 이들에게는 업무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
행정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교과부는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12~17명의 학교행정업무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위원회는 행정업무의 전문화·표준화·전자화에 관한 정책을 추진하며, 전문인력 육성·행정요원의 업무범위 및 성과평가·관련법 개정 등을 심의한다. 또 3년마다 학교행정업무개선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시·도교육청은 행정요원이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업무와 교사와 함께 추진해야하는 업무를 구분해 매년 12월까지 위원회에 통보한다.
신상명 경북대 교수는 “업무 표준화를 통해 행정업무전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교원을 수업전문가로 유도하고, 학교행정의 전문화를 위해 교원조직을 교장-교감-업무부장과 수석교사-선임교사-교과부장으로 이원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 신정기 정책교섭실장은 “정부가 주창하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고질적인 잡무 근절이 절실하다”며 “질 높은 교육을 통해 학생, 학부모가 만족하는 학교교육을 위해서라도 법률 제정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