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연구회, 한국서양사학회,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36개 역사 관련 단체가 2009년 개정교육과정이 역사교육 위축을 초래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13일 서울 흥사단 강당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2009년 개정교육과정은 ‘역사교육 강화’라는 2007년 개정교육과정의 취지를 무시했다”며 “밀어붙이기식 교육과정 개정작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교과부가 발표한 2009년 개정교육과정 1차 시안에서 고교 1학년 역사는 사회과의 한 과목으로 편입돼 선택과목으로 전환됐으며, ‘한국문화사’ ‘세계 역사의 이해’ ‘동아시아사’ 세 과목이던 고교 2, 3학년 역사 관련 선택과목 수를 줄이는 방침도 포함하고 있다.
이날 조광 한국사연구회장(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은 “내년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이 다가오고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 논의가 나오는 전환의 시기에 서 있는데도 2009 개정교육과정은 역사교육을 축소하고 있다”며 “역사의 중요성에 큰 도전인 이 안을 역사학계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송상헌 역사교육연구회장(공주교대 사회교육학과 교수)은 “고1 역사를 필수로 한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할 역사 인식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통해 '역사 교육 강화'를 핵심으로 개정된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으로 최악의 경우 고교에서 역사를 전혀 공부하지 않고 졸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사학계와 진지한 대화나 자문 없이 교육과정을 자의적으로 재편성하고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정작업을 즉각 중단하라"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범국민 서명운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역사교육 후퇴에 맞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2009 교육과정은 확정된 안이 아니며 연말까지 공청회 등을 거쳐 수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