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확대보다 컨설턴트 질 관리, 행정체제 가다듬어야 “사실 집단컨설팅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에요. 학교에서 컨설팅이란 용어가 생소하던 시절부터 선생님들은 뜻이 맞는 이들과 모여 함께 공부하고 서로의 수업을 독려해왔으니까요.”
2004년 서울 초등과학 수업지원단이 태동하던 시절부터 총무를 맡아 방향을 잡았고 지금은 부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한규(55 사진) 서울 양명초 교사는 “집단 소그룹 활동이 자연스럽게 컨설팅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것이 수업컨설팅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한다.
“초등엔 과학을 전공한 교사가 많지 않은 만큼 과학과목을 가르치는 것을 어려워하는 교사가 많아요. 교사가 오개념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원리를 제대로 가르칠 수 없어요. 외워서 가르치거나 교과서에 있는 것만 가르치면 아이들은 과학을 즐기지 못하죠. 어려운 과목이란 선입견은 이렇게 초등에서부터 교사에 의해 심어질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류 교사의 집단컨설팅은 엄격하다. 매주 1회 2~3시간씩 1년 반에서 2년간 함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를 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그에게 컨설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 내용은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등 과학 네 분야의 원리탐구가 우선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알쏭달쏭 실험 교실’이라는 교육과정과 연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실험에 들어가게 된다.
“지금 저와 함께 공부하고 계시는 선생님은 여섯 분이에요. 작년부터 과학특활반 운영 자료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컨설팅을 하고 있죠. 함께 과천국립과학관의 탐구학습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서로의 수업을 보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죠. 요즘은 재미있는 실험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어요.”
‘물이 절반 차 있는 비커를 옆으로 누이면 물은 어느 쪽으로 흘러내릴까’ 같은 금방 알 거 같으면서도 알쏭달쏭한 실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들이 풀어내야할 과제라는 것이다. 류 교사는 “너무 어려워서 아이들이 포기해서도, 너무 쉬워 시시하게 보여도 안 되는 실험 개발이 포인트”라고 지적한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오잖아요. 수업을 잘 하는 교사가 되려면 교과서를 재구성하고 교과서와 연계되지만 다른 내용의 실험을 자꾸 개발해 내지 않으면 안돼요. 좋은 컨설턴트의 역할엔 이것도 포함이 되지요.”
“컨설팅을 하면서 보는 많은 수업들이 제 수업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이끈다“는 류 교사는 “이제는 수업지원단도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할 때”라며 이렇게 말을 맺었다. “세포가 커지면 분열을 해 일정한 크기를 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나치게 큰 세포는 대사 작용이나 물질 교환이 불편하기 때문이죠. 지원단 역시 지나친 외형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아요. 이제는 컨설턴트의 질 관리와 자발적 참여와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정체제를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