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두산 재분화설이 대두한 가운데 20년 전부터 백두산 화산 폭발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교육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의 소원주 장학관은 백두산 대폭발과 화산재에 숨겨진 지구과학적·역사적 의미에 대해 지난 1990년부터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최근 발간했다.(사이언스북스 펴냄)
그는 20일 "백두산 화산재에는 깊은 의미와 큰 가치가 있는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다"며 "직업이 과학자나 작가가 아니라 장학관이다 보니 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고 말했다.
소 장학관이 백두산 화산재 추적에 푹 빠진 것은 지난 1989~1991년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히로사키(弘前) 대학에서 지질학을 공부하다가 화산학자 마치다 히로시(町田洋) 교수를 만난 인연에서 비롯했다.
그는 당시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의 유적 발굴 작업에 참가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땅에서 백두산 화산재를 발견했다.
소 장학관은 "10세기 중반에 백두산이 대폭발을 일으켰고 그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1천㎞ 이상 떨어진 일본까지 날아갔다"며 "당시의 이 엄청난 폭발은 발해 멸망의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과학과 역사, 고고학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융합하는 것"이라며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의 힘이 역사를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소 장학관은 또 마치다 교수가 일본으로 날아온 화산재의 이름을 '백두산(Beagdusan)'이라고 붙인 것에 깊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치다 교수는 이 화산재에 한반도 화산암의 특징적인 광물인 '알칼리 장석'이 포함된 것을 근거로 이 이름을 붙였으며, 중국이 백두산을 창바이(長白)산으로 부르며 넘보는 상황에서 적어도 이 화산재만큼은 '백두산'이 정식명칭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소 장학관은 "지질학은 어렵고 우리 생활과 관계없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며 "앞으로도 백두산과 화산에 관심을 갖고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