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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배워야 복잡다기한 문제 풀어"

<인터뷰> 로버트 짐머 시카고대 총장

"인문 교양을 가르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분명히 효과를 볼 수 있는 투자입니다. 인문학 소양을 기르며 자신의 생각조차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가르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짐머(63) 시카고 대학교 총장은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연구중심 대학의 당면 과제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 주최의 조찬 강연을 한 다음 연합뉴스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짐머 총장은 강연에서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그런만큼 대학은 정권이나 종교에 봉사하는 기관이 아니며 독립적 운영을 통해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노벨 수상자를 낸 시카고대 경제학부를 예를 들며 "자신의 생각조차도 비판적으로 따지게 하고 상상력을 자유롭고 무한하게 발휘해 대안을 찾도록 한다"면서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자 학부생이 인문학을 배울 수 있도록 힘쓴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카고 대학은 학부생의 3분의 1이, 전체 학생의 4분의 1이 외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세계화한 대학이며 프랑스 파리에 시카고대 센터를, 영국 런던에는 경영학부(Booth shcool of business)를 설립해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또 다음 달에는 중국 베이징에, 2013년 중 인도에 시카고대 센터를 각각 설립한다고 덧붙였다.

짐머 총장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1980년부터 시카고대 교수를 하다 2006년 총장으로 임명됐다.

다음은 짐머 총장과 문답.

-한국은 인문학 지원자가 급감하고 전공을 해도 취업이 잘 안 되는 '인문학의 위기'를 겪고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
▲교양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장기적인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특정 부문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단기적 성과를 낼지 모르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만 더 복잡해지고 여러 요인이 엉킨 문제를 풀 능력을 갖춰 리더가 될 수 있다. 오늘 강연에서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는 데 주력한다고 언급한 것은 연구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총체적으로 보게 하고 점검하게 한다는 뜻이다. 굳이 정부나 기성 체제에 비판적이 되라는 뜻만은 아니다.

-학교 운영에서 정부 지원은 어떻게 받는가.
▲한국은 국제 금융 위기에서도 고등 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특히 초등 및 중등 교육이 견고한 체계를 갖췄고 정부가 교육에 많이 투자한다는 점에서 미국 교육계가 주목한다. 지금 미국은 공공재인 고등교육에 기꺼이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인지가 당면한 문제다. 미국의 많은 대학이 재정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기여 입학제로 재정 문제를 풀 수 있나.
▲시카고대는 기여입학제를 하지 않는다. 기여입학제는 좋은 방식이 아니다.

- 연구중심 대학에서 총장이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대학 구성원들에게서 '내가 일하기에 이곳이 최고'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새 연구 프로그램을 학교 내부에서 개발할 뿐 아니라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받아내는 것이 총장의 할 일이다. 등록금이 과중하다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고자 최근 제도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카고대 한국학 센터와 관련,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이 도움이 됐나.
▲국제교류재단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 도서관을 세우고 자료를 수집하며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연구하는 데 많은 지원을 했다. 설립 20주년을 맞는 교류재단이 앞으로 다가오는 20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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