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 산하의 통일교육원이 각급 학교에서 이뤄지는 통일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통일교육원은 16일 발간한 '미래지향적 학교통일교육의 구현'이라는 책자에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통일문제를 다루는 단원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거대담론 위주로 서술돼 있어 청소년들에게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원은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는 통일은 민족사적 과제이며 북한을 진정한 동포로 인식하고 현재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북한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와 함께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당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내용은 청소년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원은 또 "중·고등학교에서 통일교육은 주로 중2 도덕과 고1 도덕과의 통일단원에서 집중적으로 행해지고 있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의 내용과 유사하다"면서 "이 같은 통일의 의미와 필요성 논리는 실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중·고등학생들의 의식 수준에서 수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원은 아울러 "집중 이수제를 통한 범교과적 학습으로 학교현장의 탄력적인 운영체계 구축을 지향하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으로 통일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 우려가 짙다"며 교과과정 운영 측면에서 문제점도 지적했다.
교육원은 "실제 중·고등 과정의 도덕 교과에서 통일교육의 축소는 이미 2007년 개정 교과과정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면서 "개정 이전 7차 교육과정에서는 중2와 고1에서 통일부분이 다뤄졌으나 2007년 개정 교과에서는 통일에 대한 전반적인 학습은 중2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교육원은 이어 "고등학교의 경우 개정 교과의 통일관련 내용이 대폭 감소됐다"며 "이는 기존 1학기 17시간 정도 이뤄졌던 통일교육을 1∼2시간으로 축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교육원이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한 청소년 통일의식 관련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통일에 대한 관심은 71.0%(1997년)에서 57.3%(2010년)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85.0%(〃)에서 66.6%(〃)로 각각 감소했다.
교육원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청소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내용과 방식 개발, 통일교육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