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있지만, 현재 생활에는 썩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나와 같은 길을 간다고 하면 예전에는 찬성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권하고 싶지 않다. 자녀의 판단에 맡기고 싶다.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투영된 2011년 한국 선생님들의 현주소다.
설문에서 주관적인 교직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불과 51.6%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2006년에는 67.8%, 2007년에는 72.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과 4~5년 사이에 20%포인트 가까이 내려간 것이다. 원인은 최근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인한 권위상실이 가장 컸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니 자녀들에게 권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같은 조사에 따르면 아들에게는 53.8%가 교직 선택에 찬성, 딸에게는 76.9%가 찬성한다고 답했지만 지금은 찬성율이 28.8%로 낮아졌다.
이에 반해 ‘자녀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유보적 입장은 52.6%로 높아졌다.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에 대해 응답자의 42.1%는 ‘교직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 확립’을 꼽았고, 전문성 신장을 통한 자질향상(31.1%), 깨끗한 교직사회 확립(5.7%) 등을 주요한 과제로 선택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춘천의 한 여고 교사는 “이전에는 선생님에 대한 신뢰와 존경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만족감을 줬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없어졌다”며 “그저 직업으로만 생각하다보니 힘도 들고 보람도 줄어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사는 “사회적으로 교원에 대한 인식이 낮아진 것이 교사 스스로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이겨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가 더욱 더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사로서 겪는 직업병에 대해 묻는 질문에 70.7%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유형으로는 ▲목소리 이상(성대결절)이 44.5% ▲스트레스에 따른 탈모(17.0%) ▲하지정맥류(11.0%) ▲피부질환(3.5%)등 이었다.
서울의 강남의 한 초등학교 여 교사는 “교사 특성상 단정한 복장을 위해 하이힐을 자주 신다보니 다리에 무리가 간다”며 “저학년 학생들에게 계속 지도를 하다보면 목소리도 아프다”고 밝혔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교원의 사기는 교육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우리 사회와 당국은 몸도 마음도 아픈 우리의 선생님들의 사기와 만족도가 떨어지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은 교총이 스승의 날을 즈음에 매년 실시하는 조사로 2~9일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73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