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가 설치된 지 6년이 흘렀다. 그동안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는 어떻게 성장하고 자리를 잡아 왔을까. 구성원의 남녀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여교사가 많고 '치맛바람'으로 상징되듯 학교는 '여인천하'일 것 같지만 한국여성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학교운영위원회 운영과 여성의 역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학운위는 다분히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TV는 '여인천하'지만 현실은 아직 평등으로의 길도 멀기만 한 모양이다.(서울, 부산 및 6개도 소재 초·중등학교 88개교 응답 자료 분석)
학운위의 설치 학운위는 전국 1만185개 초·중등학교 중 1만178개(99.9%)의 학교에 설치되어 있다.(2001년 4월 기준) 공립학교의 경우 총 8427개교 중 8425(100.0%)개교에 학교운영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으며 사립학교의 경우는 1998년 5.7%에서 1999년 13%, 2001년 1758개교 중 1753개교(99.7%)에 설치, 현재는 공·사립 모든 학교에 학운위가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1996년도 이후 학운위를 설치했으며 학교급별 비교에서는 초등학교에서 가장 활발하게 그 다음으로 중, 고등학교 순으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도시지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읍·면 지역이 보다 늦게 학운위를 설치했다.
학운위의 운영 운영위원의 구성에서 남녀의 성비는 남성 56.0%, 여성 44.0%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부모위원을 제외하면 교원위원이나 지역사회위원의 경우 남성중심적 구성이 뚜렸했다. 교원위원은 전국 교원 남녀성비가 49.8:50.2임에도 불구하고 남녀성비가 69.9:30.1로 나타나 남성교원중심의 구조성을 알 수 있었다.
학부모들의 경우에서는 남녀의 비가 35.0:65.0이었으며, 어머니위원들의 76.9%는 가정주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서 어머니의 참여(64.43%)가 가장 높았다. 지역사회위원의 경우는 남성 참여비율이 81.7%로 나타나 교원위원, 학부모위원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남성 중심의 구성을 띄고 있었다. 학운위를 이끌고 나가는 운영위원장 역시 남성이 71.9%로 높게 나타나 학운위가 남성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000년도를 기준으로 학운위는 년평균 7.13회가 열렸으며 1회 평균 2.8건을 심의했다. 그러나 응답한 모든 학교에서 학운위를 근무시간(08:00~18:00) 중에 개최, 직업이 있는 위원들의 참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위원으로서의 활동이 학교발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에서는 자신의 운영위원으로서의 활동이 매우(34.0%) 혹은 다소(54.8%)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위원구분별로는 학부모위원이나 지역사회위원에 비하여 교원위원들의 평가가 낮게 나타났다.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상의 문제점으로는 대부분의 논의가 교장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안건의 제안 교장 31.1%, 학부모위원 25.9%, 보직교사 23.6%, 운영위원장 15.1% 순) 행정상의 미숙, 운영위원들의 학교운영 관련 전문성 부족 및 무관심, 참여역할의 미숙 등이 제기됐다.
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운영위원장은 자연스럽게 남성으로 선출되고 있었다. 또한 안건의 심의는 주로 학교장(남성)이나 운영위원장(주로 남성)이 발의, 제안하고 질문을 받은 후 많은 논의 없이 원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형태가 가장 많아 학교운영위원회가 다분히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운위 활성화 방안 연구를 담당한 유희정 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학운위 활성화 방안을 위해 ▷운영위원별 남녀균형적 구성을 위한 선출방법 검토 ▷의견 수렴 대상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하고 의견 수렴 방법 개발 ▷ 회의 진행 방법, 특히 의사결정방법에 대한 검토 ▷학운위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지역, 학교급별, 학교유형, 설립유형, 학급규모, 위원 성격, 위원성별, 학생 성별 차이 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 여성위원들이 운영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의 필요하며 ▷여성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학운위가 학교 내 양성평등한 문화정착에 기여해야 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