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교육위
자질검증 한계 지적
오사카시장
일반인 공모제 강행
일본 문부성이 일반인도 교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지가 13년이 지났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에서 일반인 교장 임용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 오사카시가 일반인 교장 임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일반인 교장의 대량채용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교육개혁 중 중요한 교육정책으로 올해 초·중·고에서 11명의 일반인이 교장에 임명됐다. 오사카시는 내년에는 그 대상자를 대폭 늘린 35명의 일반인 교장을 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다.
그런데 하시모토 시장이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이 일반인 교장 임용제도가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 임명된 일반인 교장 11명 중 한 명은 임용 2 개월 만에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갑자기 사표를 내 교육현장을 당황시켰고, 또 다른 한 명은 학부모에게 성희롱을 해 정직처분을 받았다.
일련의 사건을 두고 오사카시 교육장은 기자회견서 “교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행위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며 머리를 숙여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임용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한 명이 퇴직하고 한 명은 불상사로 징계처분을 받게 되자 교육위원회의 한 간부는 “주목을 받았던 일반인 교장임용제도의 개선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 일반인 교장임용제도가 법 개정으로 제도화된 2000년도 이후 그 동안 크고 작은 문제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오사카시는 올해 일반인 교장임용에 응모한 928명 중 11명을 3단계의 전형을 거쳐 선발하고 다양한 임용 전 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장으로서의 윤리관, 책무성 등을 3개월 동안 철저히 연수시킨 후 현장에 배치했지만 불상사가 일어났다. 전형에 참여한 시교육위의 한 간부는 “면접에서 완벽히 검증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게다가 학부모에 대한 성희롱으로 정직 처분받은 교장의 징계결과가 또다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교육위가 올해 임용된 교장은 3년의 임기로 임용됐기 때문에 감봉처분하고 연수 후 다른 학교로 복직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오사카시의 발표에 학부모들이 “그런 교장은 학교현장에 돌아오면 안 된다”고 반발했고, “왜 현장으로 돌아오나”, “감봉은 너무 가벼운 징계다”, “성희롱 행위를 인정하고 6개월 감봉으로 현장에 복귀시키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학부모들의 항의전화가 시교위에 빗발쳤다.
이런 시교위에 발표에 대해 사코 히데카주 나루토교육대 교원양성특별과정 담당 교수는 “교장은 선생과 학생들의 모범이 돼야 할 존재이며 높은 도덕성과 지식을 갖고 학교조직 전체를 경영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경영자인 만큼 학생이나 보호자의 신뢰를 상실하면 학교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며 “교육위원회가 전형과정에서 교장직무에 적합한 인물인가 아닌가를 철저히 체크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현장의 교원들도 이번 사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 소학교 교원은 “교육이라는 순수한 목적 달성과 교장의 막중한 임무수행이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의 연수로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는 시의 방침이 이상하다”며 “복직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처분”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 간부는 “만약 일반교원에서 교장으로 승진한 교장이라면 사직을 했을 일인데, 현행 공모교장 제도로는 강제로 퇴직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일반인 교장공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사카시의 이런 일반인 교장들의 문제를 교훈삼아 이웃 사카이시에서는 교장의 임기를 1년으로 하고 해마다 재계약하는 방식으로 문제 있는 교장들을 현장에서 걸려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자신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반인 교장 공모제도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시모토 시장은 “두 사람 정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는 채용과정의 문제지 공모교장제도 자체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 교장 채용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원출신 교장이 발견하지 못하는 교육의 문제점을 일반인 교장들은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볼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장점을 살려 교육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확고한 정책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