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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혼자 남는 것이 두려워요

친구에 대한 애착 강해져
소외되는 것 두려워해

자신을 받아들이는 훈련 통해
자아정체감·가치관 갖도록


상담실을 찾는 학생들 중 가장 많은 상담건수가 친구문제인데 그 내용의 대부분은 친구들로부터 느끼는 소외감이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가졌던 애착이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에게로 전이되기 때문에 발달적으로도 친구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느끼는 시기이긴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한 학생들이 많다.

즉 어린 시절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안정적이었던 경우 청소년 시기 친구관계에서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불안정했다면 친구관계 역시 불안한 관계를 만들기 쉽다. 늘 친구들이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워하는 아이나 반대로 지나치게 친구에게 무관심한 아이들이 그런 경우다.

한 여학생의 경우 상담실을 찾아와 “친구와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라고 호소한 적이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현재 친구가 없는 게 아니라 친구도 많고 아무문제도 없는데 그냥 불안하다는 것이다. 집에 가서 혼자 있으면 계속 핸드폰만 만지고 공부도 안 되고 친구생각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만약 친구가 없다면 무엇이 가장 두려울 것 같니?”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은 “무슨 일을 할 때 혼자하게 될까봐 두려워요”라고 답했다. 자신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의 말이라면 거절을 못하고 끌려 다니는 아이도 이와 비슷한 심리다. 거절하면 친구가 상처받을까봐 못한다고 하지만 실은 친구를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상처받지 않게 거절하는 법을 가르쳐줘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사이가 좋을 때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먹기로 약속을 한 후 갑자기 사이가 나빠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자 돈을 주면서까지 친구와의 갈등을 피하려 한 학생도 있었다.

이처럼 그 어떤 것보다 친구로부터 떨어져 소외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데 이는 왕따에 대한 친구들의 시선과 비난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며 또한 자신에 대한 올바른 정체감과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를 극복해보기 위해 나는 그 여학생에게 제안을 했다. “네가 너의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혼자해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라고 물었더니 그 학생은 망설이더니 도서관에 가서 3시간 정도 혼자 공부하고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주말에 시도를 해보고 친구를 만나더라도 같이 공부하지 말고 인사만 하고 헤어진 뒤 혼자서만 공부하고 돌아오도록 약속했다.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변화를 느껴보고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불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어보면서 노력한 점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줬다.

1차 과제를 무사히 수행한 후 자신감이 생겼는지 2차로는 ‘혼자서 쇼핑해보기’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 뒤 3차 과제로는 가장 힘들어하는 ‘혼자서 영화보기’를 과제로 내줬다. 처음엔 타인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 했지만 점차 스스로 극복해 나갔다.

이 경우 상담자의 지지와 격려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함께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자신의 손을 가슴에 얹고 두드리거나 문지르면서 “비록 친구들과 떨어져 있으면 소외감을 느끼지만 나는 그런 나를 온전히 수용하고 사랑한다”라고 자신을 수용하는 말을 해보면 훨씬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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