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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英·美도 청소년 섹스팅(sexting) 만연

學暴방지 단체 설문 결과
40% 나체사진 전송 경험
태반이 ‘재미있어서’ 응답
사진 유포로 자살 기도도

영국은 날로 늘어가는 청소년들의 ‘섹스팅(sexting)’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섹스팅은 섹스(sex)와 문자(texting)를 합성한 신조어로 성적인 사진 등을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행위를 말한다.

10월 15일 영국 브라이턴의 학교폭력 방지 단체인 디치더레이블(Ditch the Label)이 발표한 2014년 휴대전화 보고서(Wireless Report 2014)에는 청소년들이 섹스팅을 정상적인 행동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겨 영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13~25세 청소년 27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연구보고에 따르면 응답자 중 62%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란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자신의 나체 사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37%나 됐다.

13~14세 중에서는 자신의 나체 사진을 보낸 비율이 15%, 15세 중에서는 30%였다. 13세 청소년 중 5%는 일주일에 수차례 이같은 섹스팅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나체사진을 주 1회 이상 보내는 청소년은 여성이 남성의 두 배였다.

이런 섹스팅은 주로 연인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었지만, 그냥 호감이 가는 사람(32%)이나 온라인상으로만 아는 사람(24%)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 자신의 사진 뿐 아니라 타인의 나체 사진을 본인 동의 없이 보낸 경우도 24%에 달했다.

이처럼 많은 청소년이 섹스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문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응답자 중 49%가 ‘그냥 재미로 한다’고 응답했고, ‘정상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라든지 ‘모두 다 하니까’라는 응답이 각각 16%였다. 사진을 받기 위해서(39%), 누군가에게 나를 알리고 싶어서(14%), 유명해지기 위해서(5%)라는 응답도 있었다.

그러나 섹스팅의 결과는 폭력으로 이어졌다. 클로이(17)는 자신이 믿는 남학생에게 사진을 보냈는데 그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몇 차례 자살도 시도했다. 이처럼 사이버폭력에 노출된 결과 자학을 하게 된 경우도 응답자 중 24%에 달했다.

섹스팅의 확산에 대한 우려는 정부기관에서도 제기됐다. 조이 힐튼 영국 국가범죄수사국 아동보호과장도 지난달 21일 하원 교육위원회에서 “십대 후반 청소년들에게 섹스팅은 일반화돼 있다”면서 “이것이 위험하고,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아동학대방지전국연합(Nation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Children, NSPCC)도 섹스팅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반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NSPCC의 조사에 따르면 40%의 청소년이 자신이 나온 성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었고, 25%가 이를 문자로 전송했다.

클레어 릴리 아동학대방지전국회의(Nation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Children) 온라인안전국장은 “불행하게도 많은 아동들이 섹스팅을 정상적인 삶의 일부로 본다”며 “처음에는 무해한 장난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사진이 공개돼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안 리버스 브루넬대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음란 사진을 보내는 행위나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만난 상대와 관계를 맺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최근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섹스팅을 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10월 7일 의학저널 ‘소아과학’에 발표된 이 보고서는 텍사스주 동남부 지역에 사는 고교 2∼3학년생 974명을 대상으로 6년 간 섹스팅과 성생활을 조사·분석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28%가 섹스팅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섹스팅 경험이 없는 청소년보다 실제 성경험을 할 가능성은 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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