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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죽고 싶어요

상담실을 찾아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다. 이들 중 자살하기 위해 충동적인 시도를 살짝 해본 아이도 있고, 자살까지는 아니더라도 칼로 자신의 팔이나 손을 자해한 흔적이 보이는 아이도 있다. 일시적이지만 심한 자살충동을 느껴 금방이라도 어떻게 할 것 같은 위험성이 엿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일단 자살에 대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봐야한다. 구체적으로 깊이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부모에게 알리고 빨리 전문기관에 보내야한다.

아이들의 극단적인 정서를 바꿔주는 방법으로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가 있다. 언제 자살생각을 많이 하는지 물어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사건과 신념, 정서 등을 알아보고 잘못 형성된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수정해주는 것이다.

부모에게 심하게 야단맞고 죽어버리고 싶다는 아이에게 아래의 순서대로 공감해주면서 논박을 했더니 아이의 정서가 바뀌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A(사건과 사실) : 성적표를 받던 날 엄마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네가 하는 게 만날 이렇지, 기대한 내가 잘못이다. 학원비 아까우니 학원도 끊어라” 라고 했다.

B(자신의 신념체계) : ‘난 어차피 공부를 잘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 나 같은 건 죽고 없는 게 나을 거야, 잠깐은 부모님도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고 편해질 거야.’

C(사건의 결과 생긴 정서, 행동) : 우울하고 슬프고 화가 나서 순간 어떻게 죽을까 생각해봤다.

D(논박-논리적이거나 객관적이지 못한 자기대화에 대해 논박하기, 즉 B에 대해 논박하기) : ‘성적을 올리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니?’ ‘공부를 못하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니?’ '네가 죽고 없어지면 부모님이 편해질까?' '너의 분노를 해결하는 방법은 죽는 것 외에는 없을까?'

E(논박 후 변한 합리적 신념, 정서, 행동) : ‘시험을 한번 잘못 봤다고 항상 못 보는 것은 아니다’와 ‘부모님도 힘드시겠지만 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로 바뀌면서 감정도 우울하고 슬펐던 감정이 죄송한 감정으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항상, 언제나, 반드시, 절대로, 모두, 당연히 라는 신념으로 매사를 모두 부정하거나 모두 긍정하는 태도는 비합리적 신념이 된다. 아이들의 말속에서 이런 의미를 찾아내어 합리적 신념으로 바꿔주면 최소한 극단적 선택까진 막을 수 있다.

읽기장애를 가지고 있는 한 여학생의 경우도 자신의 장애로 인해 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는다고 생각해 자살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꿔준 다음부터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됐다.

즉 “나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은 친구들이 모두 싫어할 거야”를 “네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정말 모든 친구들이 싫어할까?”라고 논박을 해주자 아이는 망설이더니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몇 명의 친구들이 멀리하는 것을 이 아이는 모든 친구들이라고 모두 부정을 했고 몇몇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를 장애 때문이라고 착각을 한 것이다.

인간은 아동기 동안 중요하게 여기는 누군가에 의해 비합리적 신념을 학습하게 되는데 이때 학습된 비합리적 신념은 자기암시와 반복 과정을 통해서 자기 패배적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자살충동까지 몰아갈 수 있으므로 아이들의 자살생각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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