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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통제하기를 멈추면 통제하게 된다

어느 날 어머님 한 분이 학부모 교육에 참여한 후 ‘자신은 아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울면서 하소연을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들이 초등학교 때 남편직장을 따라 시골로 전학을 갔었는데 그곳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놀기만 해 잔소리도 하고 달래도 봤지만 소용이 없자 결국 관계를 끊어놓기 위해 다시 이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뒤로 아이는 엄마만 원망하더니 이제는 공부하라는 말만 해도 화를 내며 친구들과 놀지 못하게 하면 집안의 기물을 파손하고 심한 욕설과 폭력까지 휘두른다는 것이다.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폭력까지 당하고 나니 너무 억울해서 죽고 싶다는 심정을 밝혔다.



또 한 남학생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데, 엄마가 자신의 친구에게 찾아가 놀지 말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죽여 버리겠다는 식의 협박까지 했다는 것이다.

두 경우 공통점은 두 어머니 모두 아들을 통제하기 위해 직접 나서서 아들의 친구관계를 끊어놓았다는 것이다. 즉 외부통제를 가한 것이다.

아마 두 어머니의 생각엔 친구관계를 끊어놓으면 내 아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고 옳은 일이니까 엄마로서 아들을 위해 당장은 힘들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더욱 불행한 관계를 만들었고 더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윌리암 글래써의 선택이론에 의하면 ‘통제하기를 멈춰야 통제하게 된다’고 했다. 옳고 그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아들을 통제하고 싶다면 엄마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 엄마 자신을 통제하는 대화는 이렇게 시작해야한다. “엄마는 그동안 우리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는데 너와 이야기 좀 할 수 있겠니?”라고. “너, 이리 와서 나와 이야기 좀 해보자”식의 일방적인 명령이 아니라 아이가 이야기를 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때 반응이 없어도 반응을 요구하면 안 된다. 그리고는 “너의 친구 관계에 엄마가 직접 개입해서 너를 많이 힘들게 한 것 같은데 앞으로 엄마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라고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면서 타협을 해나가야 한다. 이 때 타협이 안 되면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엄마가 널 힘들지 않게 했으면 하는 게 또 있니?”라는 질문을 통해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선택권을 주는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

이처럼 대화의 선택권을 많이 주면 자신이 원하는 것만 고집하게 될까봐 불안해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것만을 고집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고 아이도 부모의 입장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대화는 아이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관계를 좋게 만들어주므로 아이 스스로 부모가 원하는 모습이 되려고 노력하게 된다.

위에서 전자의 아이는 아빠와 엄마가 함께 많은 노력을 해 관계를 회복했으나 후자의 엄마는 계속 아이를 통제하려는 욕구를 내려놓지 못해 관계회복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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