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서울자곡초가 손잡고 인성교육을 확대해 주목받고 있다.
22~23일 서울자곡초(교장 홍성철)에서는 ‘SEM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동아리 활동의 결과물을 선보이고 체험할 수 있는 ‘자곡향기’ 축제를 개최했다. 여기서 SEM은 학생 스스로 선택하고(Self-selection), 경험하고(Experience), 자기 관리(Management)를 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학교는 자칫 형식적으로 운영되기도 하는 창체 시간을 학생들의 인성과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시간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다 동아리 활동을 확대하게 됐다.
자치, 동아리, 봉사, 진로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눠져 있는 수업 시수를 통합, 52시간을 배정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하루 종일 동아리 활동에 참여키로 한 것이다. 동아리에서 학생 스스로 운영 규칙이나 활동 사항을 정하고, 나눔 봉사 활동을 운영토록 해 내용적인 면에서도 이 영역을 고르게 담도록 했다.
이윤신 교사는 “아이들과 학부모님한테 먼저 원하는 동아리 활동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거기에 맞춰서 교사와 외부강사가 협력해 동아리부서를 조직했다. 선호도가 높은 부서는 반을 더 늘리면서 학생들의 선택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과정에는 강남구청(구청장 신연희)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구는 그동안 시설 개선 등에 지원했던 교육예산을 올해부터는 인성교육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모든 학교로 확대할 수 있는 인성교육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범, 컨설팅 차원에서 이 학교에 8000여 만원을 지원하게 됐다. 이를 학교는 동아리 외부강사 고용이나 자제 구비 등에 활용하게 됐다.
이 과정을 거쳐 목공예, 환경동화 창작, 보드게임 제작, 요리, 문화유산탐방, 전통놀이 등 21개의 동아리가 마련, 학년의 구분 없이 참여토록 했다. 학생들은 그동안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갈고 닦아온 실력들을 선보이고, 다른 친구들과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의 시간을 마련했다.
목공예를 하는 나무사랑반에서 활동한 5학년 정유빈 양은 “나무를 직접 사포로 가는 것부터 완성까지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뿌듯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넓은 의자를 만들어 학교에 설치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앉아서 쉬는 것을 보니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이날 정양은 저학년 학생들이 핸드폰 거치대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며 체험활동 도우미로 나섰다.
1학년,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지영 씨는 “무학년제로 통합해 동아리 활동을 하다보니 선후배와 함께 하며 배우는 것도 많은 것 같다”며 “동아리 조직부터 아이들의 의견이 반영돼 주도적으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동아리에서 준비한 체험활동에 참여하려면 100원의 비용을 내도록 했다. 학교는 이 비용을 모아 월드비전에 기증하기로 했다.
한편, 학교는 지원예산을 활용해 매월 친절, 배려 등 인성 덕목을 정하고 생활 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인성달력, 이에 대한 반성을 담는 인성 일기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보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