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최근 사립학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질 자체보다는 비싼 등록금을 감당할 부모의 경제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높다.
캐나다 전역의 사립 초·중등학교는 1900여개, 재학생수는 약 33만 8000여명으로 전체학생의 약 8%다. 지난 십여 년간 전체 등록 학생수는 5.2%나 줄었지만 사립학교 재학생은 9.4% 증가했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가톨릭학교가 주 정부의 무상교육 대상이라 상대적으로 사립 학생 비율이 적은 편이다. 그래도 1960년 1.9%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6%에 가까운 12만여 명으로 늘었다.
캐나다는 영어권 세계최고의 공교육을 실시한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사립학교 수도 적지 않은 만큼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존재한다. 대입준비를 위한 남녀공학 학교부터 남학생, 여학생만 받는 학교, 기숙사 생활이 기본이거나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 등 특정종교에 부합하는 학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군사교육을 위한 사관학교 등 교육소비자의 특별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학교가 있다. 그러다보니 학교 규모가 30명수준의 미니학교에서 1000명이 넘는 대형학교까지 공존한다.
이중 명문 꼬리표를 단 사립학교들은 주로 학생이나 부모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켜 준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고 미국이나 외국대학 진학 시에 유리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과정을 운영하는 동시에 예술, 음악, 체육, 사회봉사, 종교수업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준 정규교과 과정으로 편입, 아예 학교만 보내면 대입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토탈교육을 지향하는 곳이 많다.
사립학교는 연간 1~2만 달러가 넘는 학비를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 형편만 되면 너도나도 보내고 싶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엘리트 교육, 상류층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바라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한 연구조사를 보면 사립학교 학부모 중 연소득 12만 달러(1억 500만원 정도)이상 고소득 계층이 절반을 차지하고 직업도 고위 관리직이나 의사, 변호사, 교육자 등이 절대적으로 많다. 사립학교가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물론 사립학교 중에서도 이런 학교는 소수에 불과하고 특히 종교적 이유로 사립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들의 경우, 사회경제적 지위가 일반 공립보다 못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러다보니 실제 사립학교 교육 자체가 좋아 명문대 입학을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기도 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가 동등할 경우, 사립이나 공립 간에 의미있는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의 질이 공립보다 높다고 하나 적어도 교사의 자격만 따져보면 공립보다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가령, 온타리오의 경우, 정규 초중등학교 교사자격증을 받으려면 통상 학사취득 후 2년제 사범대학을 나와야하나 사립학교 교원 중엔 교직과정도 이수하지 않은 일반대학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의 질보다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종교적 성향이 사립학교를 택하는 주된 이유로 여겨진다. 그래서 아무리 사립학교 인기가 높아진다 해도 공교육의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