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서울행정법원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폭언한 학생을 강제전학시킨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한 데 대해 "교실 붕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교육부에 대해서는 조속한 법적근거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22일 입장을 내고 "학생의 '교육 받을 권리'와 학부모의 '자녀 교육권'에만 지나치게 경도돼 수차례 징계에도 남의 물건을 훔치려 하고 교사에게 폭언한 문제학생의 권리만 보호했다"며 "교사의 교권은 물론 많은 여타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문제행동을 한 학생을 강제전학시키는 것조차 금지한다면 무너진 교권과 학교기강을 앞으로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18조(학생의 징계) 1항에는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징계의 종류를 규정한 동법 시행령 제31조에는 강제전학에 대한 내용이 없다. 학생에 대한 폭력, 모욕, 따돌림 예방목적으로 마련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만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한 종류로 들어가 있다.
이번 판결을 내린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호제훈)는 이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제한하려면 법령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교권 침해로 인한 강제전학 규정은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교총은 교육부에 "이번 판결이 시행령(△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퇴학처분)에 강제전학에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만큼 법적근거 마련 등 후속대책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적극적 법적대응도 주문했다. 교총은 "학칙을 어기고 여타 학생들의 소중한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敎權), 학교의 교권(校權)을 침해하는 문제학생에 대한 학교의 징계권 약화가 우려된다"며 "즉각적인 항소 등 법적대응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