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 등 급변하는 사회적 요인으로 인하여 학생수가 대학 정원에도 훨씬 못 미치자 대학마다 신입생 확보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특히 정원이 미달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국고 지원을 줄이고 구조조정의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학은 차치하고라도 학과마다 살아남기 위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하는 등 가히 홍보 전쟁이라 불릴 만큼 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합니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맡고 있는 고3 담임들에게 자신의 학과를 소개하는 메일이나 편지를 보내는 것은 이젠 고전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학지도로 눈코뜰 사이 없는 고3 담임들에게 수많은 교수님들로부터 학과를 소개하는 홍보물과 편지가 답지하다보니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그대로 휴지통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의 인근에 위치한 모 대학의 경우, 교수님들이 직접 고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학과를 홍보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이 방문하는 시각은 주로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에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교수님들도 낮에는 강의하느라 시간이 여의치 않고 그래서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한 듯 싶습니다.
사실 대학 교수님들은 강의와 학문 연구가 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학과에 좀더 유능한 학생을 유치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미달만이라도 막아보기 위하여 연구실을 벗어나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씁쓸할 뒷맛을 지울 수 없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