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제2차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2006∼2010년)'을 확정해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받고 있는 영어 조기 교육이 올 하반기부터는 1, 2학년에도 시범 실시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초등학교 영어 조기교육 실시 대상을 현재 3∼6학년에서 1∼6학년으로 시범 실시한 뒤 2008년부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시범 실시 대상 학교는 16개 시ㆍ도 교육청별로 1곳씩 대도시와 중소도시, 읍ㆍ면지역에서 고루 선정되며 여기에는 영어능력 우수교사와 원어민 영어보조교사가 우선적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영어 조기 교육이 불러올 여러 가지 문제점 및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Vygotksy 이론에 의하면 언어의 발달과정 즉, 원시적,자연적 단계(0-2세), 소박한 심리단계(2-3세), 자기 중심적 언어단계(3세-초등학교 입학전), 내재언어단계(초등학교 입학 이후) 등 4 단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 번째 단계는 말과 사고의 조작이 서로 결합되어 있지 않은 채 나타나는 단계로서, 사고나 문제해결에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감각 동작적 행동이나 이미지 조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사고와 언어가 합쳐지는 경험을 시작하는 단계로서, 사고는 언어적 기초를 갖게 되고 언어는 사고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지적(intellectual)이 된다. 세 번째 단계는 언어와 사고가 본격적으로 합쳐지는 단계로서, 겉으로 표현된 외적언어이지만, 스스로를 조절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내재언어의 특성도 지니고 있어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 네 번째 단계는 언어가 사고로 내면화 되는 단계로서, 내재언어가 된 다음에는 언어적 사고(Verval thinking)가 된다. 이러한 언어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영어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둘째,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해서 접하게 할 경우, 한국어가 두뇌에서 완전히 틀을 잡고 난 후에 배우는 영어와는 큰 차이가 있게 된다. 따라서, 초등학교 1, 2학년 시기에는 무조건 영어학습만 시킨다고 다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므로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 맞는 적절한 접근법을 취사선택해야 한다.
셋째, 교육의 효과는 빠른 시일내에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누적적으로 교육의 효과가 증대되기 때문에 너무 조급한 마음으로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즉, 영어 교육도 처음부터 너무 큰 효과를 기대해서 단기간에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버리고 학생과 교사가 함께 영어를 즐기면서 에듀테인먼트한다는 자세로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넷째, 학교에서의 영어 공부에 그치지 말고, 부모님과 생활 영어를 할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부모님이 조금씩 생활 회화를 연습해보고, 학생과 함께 사용해보고, 아름다운 영어 그림책을 학생과 함께 읽어보고, 영어노래와 율동을 즐겨보고, 영어로 된 만화비디오도 부담없이 접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영어조기교육은 우리나라 문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학생들이 외국문물을 무분별하게 수용할 수 있다. 저급한 문화를 비디오로 찍어낸 것이라든지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한국문화를 전혀 알지 못하는 그야말로 외국어만 하는 외국인에게 어린이를 맡기는 무분별한 영어교육 사례도 많다고 한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닌 그 나라의 문화이다. 암기식 교육보다는 그 나라의 생활 현장 문화에 대한 지식을 함께 체득한다면 외국어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말을 배울 수 있는 시기가 있다면 자국어를 배울 수 있는 시기도 있다. 따라서, 너무 이른 영어 조기 교육으로 우리말을 한시하는 풍토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