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 교육지표인 경기교육계에 인재교원이 없다고?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3월 1일자 교원 인사를 앞두고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지상(紙上)의 목소리가 들린다. 학교수, 학급수, 교원수, 학생수에서 서울보다 더 큰 경기도에서 웬 뜬금없는 소리인가?
자세히 읽어보니 이번 정년퇴임으로 물러나는 최운용 제2청 부교육감 후임으로 임명할 후보자감으로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력이나 능력으로 볼 때 후보자감은 있는데 본인이 고사를 하여 교육감이 인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의 교육국장은 물론 거명되는 일부 교육장도 손을 내젓고 있으니 그야말로 딱한 사정에 놓여 있다.
당사자들의 고사 이유를 보니 정년이 아직 많이 남아서, 부교육감 자리가 매력이 없는 자리라서, 예산권이나 인사권 등 실질적 권한이 없어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니까, 직위만 높았지 직급은 장학관에 불과하니까 등이다.
G일보 L기자는 이런 사태의 원인을 갑작스런 정년단축과 교장임기제에서 찾는다. 또 교육장 임기 2년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교육장이 뭘 좀 해보려 하면 정년을 맞이하거나 임기가 끝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재목을 키울 시간도 없고, 순환은 빨라진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교육계에 핵폭풍으로 불어 닥친 정년단축의 후유증은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여파로 '이해찬표 교감' 'IMF 교장'들이 양산됐고 이들이 교장을 8년하고도 정년이 2~5년씩이나 남아 장학관·연구관으로 가려 하나 그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고, 그나마 초빙교장은 도시지역이 제외되었고, 시골학교 초빙교장도 못 가면 교단을 떠나야 할 운명에 놓여 있으니···.
L기자는 결론을 맺는다. "인사에서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인사대상자의 불만을 최소화시키는 인사가 최선의 인사"라고. 맞는 말이다. '만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사는 없다'는 것은 진리로 통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리포터는 씁쓸한 맛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 교육사 이래 처음으로 생긴 복수 부교육감, 거기에 한 자리는 교육전문직으로 확보는 해 놓아 출발은 좋았는데 그 후임자를 못 구해 고심이라니? 그렇다면 제2청 부교육감 자리는 빛좋은 개살구? '이래 가지고 제대로 교육발전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이제 김진춘 경기교육감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여 용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 인사담당 장학관과 교직과장을 역임한 '인사 전문가'인 교육감은 적임자를 찾아 내어 교육부에 조만간 부교육감 임용대상자를 제청할 것이다.
교육백년지대계라 했는데 우리나라는 불과 10년 앞도 못내다 보고 잘못된 교육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거기에 대해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사과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그 당시 교원 정년단축을 단행한 국가 통수권자, 교육부장관, 정책입안자들은 지금도 잘 했다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까? 그들은 지금도 호가호위(狐假虎威)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