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서울시내 공립중학교에서는 남학교나 여학교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이는 2001학년도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존의 남자중학교와 여자중학교를 남·여공학으로 개편하기 시작한지 5년여가 흐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거의 모든 공립중학교가 남·여공학이 된 셈이다.
물론 사립중학교의 경우는 대부분이 기존대로 남자중학교와 여자중학교로 남아 있다.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또한 학교교육에 있어 남·여평등이념을 구현한다는 취지로 남·여공학으로의 개편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남·여공학으로의 개편이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다소 불합리한 부분도 있었다고 본다. 최근에 대두된 내신성적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지 않더라도, 그 학교 출신 동문들의 의견반영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남·여공학으로 개편되면서 여학교의 경우는 필연적으로 학교명을 바꿔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문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또한 화장실 개·보수 관계, 남·여 탈의실 설치 등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렇게 인위적인 남·여공학 개편으로 예산을 투입한 것은 그 필요성에 비해 무리한 예산투입이었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이렇게 기존의 학교를 인위적으로 남·여공학으로 개편하기보다는 향후 신설되는 학교에만 남·여공학으로 인가했어야 한다.
그 밖에 남·여공학으로 개편된 이후에도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즉, 각 학교의 학생 성비에 불균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남학생:여학생의 비율이 학교 또는 학년에 따라 50:50 이 되지 않고 어느 한쪽이 월등히 많은 경우가 나타난 것이다. 성비 불균형이 심한경우는 7:3, 또는 6:4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공립중학교만을 남·여공학으로 개편하다보니 인근에 사립중학교가 있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성비 불균형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지역은 남·여공학으로의 개편을 늦추거나 사립학교도 함께 개편을 했어야 옳다고 본다.
이제는 이미 거의 모든 공립중학교가 남·여공학으로 개편되었기 때문에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개편된 학교의 문제점을 하루빨리 파악하여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결국 남·여공학 개편문제는 좀더 신중하게 추진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