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경기도수원교육청 조현무 교육장이 학교를 방문하였는데 오늘은 류배근(柳培根) 관리국장이 시설과 주사를 대동하고 교장실을 들어왔다. 마침 교장실에서는 교장, 교감이 학교운영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예고 없이 방문한 것이다. 의외의 방문에 모두 깜짝 놀랐다.
"본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었는데 이에 따른 어려움을 알아보고 지원하여 드리려고 왔습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것을 바로 현장 지원행정이라고 하던가! 교육청 고위직이 자리만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학교의 애로사항, 고충을 살펴보고 도와 줄 것을 찾고 있는 것이다.
차 한잔을 들면서 학교 현황과 학부모·지역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학교장과 대화를 나누고 학교를 둘러본다. 과학실과 과학준비실, 가사실, 식당, 체육관, 학교울타리, 복도의 신발장과 청소함, 창고, 후문 예정지, 교실의 책걸상과 칠판 등을 세심히 살펴보면서 학교장에게 의견을 제시하고 수행한 주사와 행정실장에게 지시사항을 내린다.
지원행정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딱딱한 권위주의, 상부 관청의 고압적인 자세는 볼 수 없었다. 학교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어 꾸짖으려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여 주려는 모습과 태도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류 국장, 리포터가 지역교육청에 근무할 당시 도교육청 정보화기획단장이어서 성함은 익숙하지만 얼굴은 처음 뵈었다. 학교 시설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전문가적 식견을 갖추어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였다.
때마침 오늘자 연합뉴스는 울산 서용범(徐容範) 부교육감의 혁신적인 행보를 보도하였다. 그는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학교 신축 공사 현장을 둘러보기, 등교길 민원현장 체험하기, 교육청 직원에게 업무의 전문성 요구, 납품업자의 식사접대 거절 등으로 지역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수혜자 중심으로 혁신하겠다는 서 부교육감의 각오와 실천력이 존경스럽다.
오늘 류 관리국장과 서 부교육감의 소식,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봄바람처럼 훈훈한 소식이다. 마음이 흐뭇하다. 원래 이런 모습이 지원행정 본래의 당연한 모습이 아니었던가! 다만 우리가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하고 무사안일에 익숙한 모습을 통상 보아왔던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본다.
우리 교육계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어느 자리에 있든 모두 소중하다. 그 직책이 높다고 더 중요하고 직책이 낮다고 하찮은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서 부교육감이 말한 '교육계의 전문성과 업무능력 향상', 알고보면 모두 나 자신과 국민을 위한 것이다. 이게 바로 공직자의 올바른 자세다. 이것은 누가 시켜서 움직일 때보다 스스로 움직일 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 현장을 지원하는 교육행정의 올바른 모습을 보았다. 이렇게 간다면 우리나라의 희망교육 멀지 않다고 확신한다. 오늘따라 하늘이 유달리 푸르게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