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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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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제가 만든 빵, 드셔보세요˝


세상 정말 많이 변했다. 스승의 날, 선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날, 한 십 여년 전만 해도 카네이션, 손수건, 감사편지, 양말, 필기도구 등으로 담임 책상이 작은 동산을 이루었다. 학교앞 가게도 한 때 대목(?)을 맞았다.

그러나 이제는 스승의 날, 아예 학교장 재량휴업일로 바꾸는 것이 대세다. 사제지간의 순수한 따뜻한 정(情)도, 부모가 자식의 선생님께 표하는 작은 감사의 마음도 사회의 몰인정이, 야박함이 끊어 놓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교원불신 정책은 불에 기름을 부운 격이다.

토요휴업일과 휴무일 스승의 날을 앞둔 금요일, 화단에는 축하 풍선이 몇 개 바람에 굴러 다닌다. 학급조회 시간, 축하의 부산물인 듯 싶다. 그리고 우리 학교 선생님 책상을 보니까 카네이션 꽃바구니 한 두개가 고작이다. 그것도 졸업한 제자들이 찾아와 대화를 나눈 선생님들의 경우다.

그러고 보니 우리 선생님들, 현명하다. 제자들의 순수한 마음만 받고 있지 선물은 사절이다. 아예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괜히 멋모르고 학부모가 전해주는 선물 받았다가 암행감찰반에 걸려 들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세상은 이렇게 날이 갈수록 삭막해져 가는 것이다.

그러나 당당히 받은 선물도 있다. 우리 학교 특수학생이 직접 만든 빵 한 개이다(사진). 1학년 학생 16명이 이웃 장안고등학교 제빵실에 가서 실습을 하면서 재료 조합부터 반죽, 구워내기까지 직접 하여 만든 작품이다.

교감이 받은 것은 자폐학생의 것. 약 90개 구웠다는데 학생들도 맛 보고 교직원 40여명도 한 개 차례가 되었다. 자세히 보니 빵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감사 인사 글씨가 삐뚤빼뚤하다. 그러면 어떠랴!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니던가?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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