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손발이 안맞을 수가 있는가. 최근 교육부에서 외국어고등학교는 타지역에서 지원할 수 없다고 밝힌것에 대하여,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현행대로 학생모집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의도와는 정면배치되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자립형사립고 문제에서도 서울시교육감과 교육부의 의견이 상반되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브리핑을 통해 '외국어고등학교만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할 명분이 없다고 반박하였다.' 그러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정면으로 박탈하는 처사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학교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은 현실에서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방침에 발끈하는 모양이다.
학부모의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외국어고등학교 자체가 없는 울산, 광주, 충남, 강원등의 중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외국어 고등학교가 해당 시, 도에 개교하기 이전에는 외국어고 진학자체가 봉쇄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학부모의 반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어고등학교가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는 하지만, 그 책임을 학생에게 돌리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결국 교육부의 책임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빠지고 외국어고 자체에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희생되는 것은 학생들 뿐이다. 좀더 깊이 연구했어야 옳다.
또한 이런 정책을 추진하면서 각 시, 도 교육감과 일체의 의견조율이 없었다는 것이 더 문제이다. 사전에 충분한 의견조율을 통해 입장을 정리했다면 서울시교육감의 반대 입장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혼자서 만들고 혼자서 결정지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정책 자체를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다. 학부모나 각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거세지면 정책의 방향도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각 시,도 교육청과 관련된 정책이라면 이렇게 쉽게 결정되고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교육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어야 하는 것이다. 각 시,도교육청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 모를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사전에 의견조율은 필수적인 것이다. 그것이 정책입안과정 에서 최소한의 기본태도가 아닌가 싶다. 좀더 신중하게 연구하고 검토한후 당사자와 머리를 맞대는 지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