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산타클로스가 진짜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하던 소녀가 신문사 편집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저는 올해 여덟 살 된 소녀예요. 저는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는데 친구들은 저에게 자꾸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는 정말 없는 건가요?"
이런 난감한 편지를 받고 고민하던 신문사의 편집장은 소녀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이 세상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단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보이는 푸른 들판과 하늘. 그리고 사랑스런 엄마, 아빠의 얼굴. 이런 것들은 우리 눈에도 보이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란다. 하지만 정의, 사랑, 존엄, 용기, 신(神)적 존재 같은 것들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이 세상에는 존재하는 것들이란다. 그러므로 산타클로스 또한 비록 우리 눈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한단다."
위의 글은 창의력 교육을 논할 때 흔히 드는 예화 중의 하나이다. 편집장의 창의적인 답장처럼 사람들 중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보이는 것만 보는 사람, 보이는 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 보이지 않는 것도 보는 사람이 그들이다.
이처럼 창의력 교육이란 아이들에게 통합교과적 이해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일컫는다. 남보다 깊고 넓은 통찰력을 가지고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어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창의력 교육인 것이다.
특히 21세기의 복잡다단한 사회를 살아갈 현재의 아이들에게는 창의적 사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실이 이런데도 일선 학교들에서 창의력 교육이 부진한 이유는 현행 입시제도 때문이다. 5지 선다형의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과 일제식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주입식 교육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와 여지를 원천적으로 박탈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여기에다 금방 눈에 띄는 교육적 성과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근시안적 욕심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차분하게 사고하는 수업을 봉쇄하고 만다. 또한 현직 교사들의 창의성 교육에 대한 마인드 부족도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교사들은 대부분 학령기 때 창의적이고 탐구적인 학습분위기를 체계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함으로써 마치 창의력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적과 같은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학교 현장의 경직된 교육 풍토 또한 창의성 교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직도 우리의 머릿속과 일상생활에는 은연중 유교사상이 자리잡고 있는데 유교의 근본 이념이 바로 규범 준수와 복종이란 데에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튀는 생각 규범에서 벗어난 발상을 곱게 볼 리가 없다.
따라서 현행 학교교육에서 창의적 사고를 증진시키는 교육을 하려면 가장 먼저 학교 현장에 허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일상 생활 속에서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마련하고 그러한 생각과 표현을 하는 학생이나 교사들을 백안시하지 말아야한다. 그래야 통합교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적 사고를 결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교사들의 지속적인 교수법 개발과 인터넷 등을 통한 창의적 마인드를 축적하는 일이다. 꾸준한 연구야말로 창의적인 발문, 창의적 과제, 창의적 독서, 창의적 토론을 유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우선 교사가 배워야한다. 이와 함께 창의성이 뛰어난 학생들의 행동 특성에 대한 연구를 병행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셋째로는 창의성 교육에 대한 교육당국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요망된다. 교재연구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시켜 주고, 동시에 해외 선진학교 견학 및 연수, 교육과정의 개편, 개성을 중시하는 학습 방법 구안, 관료적인 행정체계의 개선, 대입 제도의 신중한 검토 등이 뒤따라야한다. 또한 당장 자기 자녀의 점수 올리기에만 혈안이 된 학부모들의 의식 개혁도 반드시 있어야한다.
아이젠크는 그의 심리학 사전에서 창의력이란, '새로운 관계를 보는 능력, 비범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 전통적인 사고패턴에서 일탈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굳이 아이젠크이 말이 아니더라도 미래 사회에는 분명 창의적인 생각이 개인의 삶과 국가의 위상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에게 창의적 사고력을 증진시켜줘야 하는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복잡 다단한 미래 사회를 우리 아이들이 현명하게 헤쳐나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