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면 개학하기 며칠 전부터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까? 어떤 이야기로 새 학기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지난날을 반성하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노력을 하도록 할까? 좀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통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하고,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 일로 해 주어야 할 텐데, 언제나 새 학년이나 학기가 되면 되풀이 되는 고민 중의 하나이다.
개학을 하는 첫날은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온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좋고 선생님을 만나서 기쁜 것이 바로 개학하는 날이다. 이 즐거운 날에는 귀여운 우리 반 친구들이 어떻게 그 무더운 여름철 장마와 더위에 생활하였는지 마냥 궁금하기만 하다. 학교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던 친구들이 무질서한 생활과 나태한 생활로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는지, 공부시간에 학습태도와 규칙은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등하교 시간은 정해진 시간에 안전하게 잘 다닐 수 있을는지 등 별의별 생각이 든다.
교실에서 처음 만나는 느낌은 각양각색이다. 연신 배시시 웃는 놈, 신기하다는 듯 유심히 쳐다보는 놈, 부끄러움에 눈길을 피하는 놈, 윙크를 하며 장난기 있는 모습으로 쳐다보는 놈, 선생님을 만나자 마자 이야기부터 꺼내는 놈, 달려와 연신 인사하며 매달리는 놈 등 만나는 반가움에 새로 시작을 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마음은 들뜨고 요놈들 하고 어떻게 멋진 학습활동을 할까 하는 마음을 더욱 다지게 된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처음처럼 열심히 해 보리라 다짐을 해 보게 되는 것이다.
개학하고 첫 시간의 첫 이야기가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기에 다시 꿈과 희망을 주고자 노력을 한다. 선생님은 “지난 학기에 있었던 일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동안 잘 못했던 공부나 행동에 대해서 모두 다 잃어버리고 또 기억도 나질 않아요. 이제 새로 시작을 하는 거예요. 지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스스로 반성을 해서 새 학기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생활하기 바랍니다. 과거에 잘못했던 사람이 새롭게 시작을 할 때 더욱 빛이 나고 값진 일이지요. 선생님은 그렇게 노력을 하는 사람을 가장 좋아하고 칭찬을 많이 해 줄 것입니다.” 반짝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것을 보면 더욱 용기와 힘이 솟는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는 누군가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나 기대, 예측이 그 대상에게 그대로 실현되는 경향을 말한다. 즉,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상대방은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면서 기대에 충족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자주 경험할 수 있다. 필자는 항상 이와 같은 효과를 다지기 위해 우리 반 모든 학생은 다양한 특기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자기체면을 걸고는 한다.
오늘 우연히 대전광역시 김신호 교육감님의 충청투데이 일간지 신문에 특별기고한 ‘교육 순도 100%, 결실의 새 학기’라는 글을 읽었다.(2006. 9. 1일자)
창의성·다양성이 요구되는 21C 미래 교육에서는 방학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을 예측하고 있다. 여름방학 학교 활동은 새 학기를 활발하게 시작하기 위해 적당히 땀을 내는 하프 타임의 적절한 교육활동으로 학기 중에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 학습도 새 학기를 시작하기 위한 온도 조절 활동으로 교육자의 연찬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풍요로운 결실을 위한 마무리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 반드시 함께 해야 할 몇 가지 교육 과제로 첫째, 방학 중 변화된 학생들의 모습을 읽을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하며, 둘째, 교육소외 계층의 학생을 배려하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하고, 셋째, 계획성 있는 학교 교육프로그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지난 학기에 해결하지 못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잡다한 긴장 상태를 걷어 내고 오로지 학생 교육만 생각하는 교육 순도 100%의 풍요로운 교육 결실을 맺기 위해 하나가 되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새학기를 맞이하여 대전교육의 꿈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인 것이다.
교육감 재선거에 의한 남은 임기의 취임으로 새로운 비전이나 가시적인 급격한 혁신을 바라는 것이 아니며, 안정 속에 변화되는 사회에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학생 지도로 유능한 교육자의 자질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소외계층의 교육적인 배려와 계획된 교육과정의 일관성 있는 추진으로 차질 없는 대전교육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즉 안정 속에 변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려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또 효과적인 실천방법을 모색하는 데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변화하는 사회에 학생들의 특성을 알고 그들의 수준에 맞는 유능한 교수․학습지도를 제1로 선택한 것은 교실현장의 교육을 가장 중요시함을 엿볼 수 있다.
어려운 산고 끝에 제6대 대전광역시 대전교육 수장으로 취임하신 김신호 교육감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교육감후보로 공약하신 일들을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는 소견발표에서 말씀처럼 대전 시민 모두가 대전교육에 끌릴 수 있도록 추진하시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부족한 교육재정으로 교육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지 못하여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추진하는 모든 일들이 뜻과 같이 이루어지시길 빌며, 대전교육가족의 한 사람으로 대전교육이 탄탄대로의 반석위에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교육자에게는 보람과 긍지를, 학부모에게는 안정과 감동을 주는 대전교육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하며….
새학기를 맞이하여 ‘교육 순도 100%, 결실의 새 학기’라는 교육감님의 글을 읽고, 교육은 희망이라는 단상에 젖어본다.